과유불급(過猶不及)
과유불급(過猶不及)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3.03.27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br>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3월, 춘분도 지나고 꽃들이 앞다퉈 모습을 뽐내는 도약의 계절이다. 봄 가뭄이 올 농사도 걱정이고 일부 제한급수까지 걱정하게 하지만 꽃소식처럼 비도 내려 해갈도 되고 봄기운도 마음껏 즐겨보기를 바라는 설레임의 시기이다. 이 좋은 계절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꺼내고 싶은 마음 이해를 구해본다.

과유불급은 논어 ‘선진’ 편에 나오는데 어느 날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현명합니까?”라고 묻자 “자장은 지나치되 자하는 부족하다.” “그러면 자장이 더 낫습니까?” 공자는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라고 답한 것이다.

하나 더, 요즈음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단어 중 ‘뇌피셜’이라는 말이 있다. 뇌와 Official의 합성어로 바로 자기의 주관이나 생각을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실처럼 이야기하는 경우를 말하는 신조어로 객관적인 근거나 증거 없이 자기 생각만을 근거로 하는 주장이 바로 뇌피셜 이다. 뇌피셜 늘어놓지 말라는 말은 검증되지 않은 당신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것으로 요즈음의 실상을 잘 표현하고 있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그러면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중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자세, 바로 중용의 도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나친 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먼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이다. 기분 좋은 소식으로 한국 배드민턴이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27년 만에 우승하였는데 우리나라는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8강 문턱에서 탈락하였지만 남다른 각오와 노력이 있었고 결국 새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스케이팅 분야에서도 연이어 쾌거가 들려온다. 세계에서 경쟁하여 이긴다는 이야기이다.

요즈음 한국의 모델이 걸치기만 하면 품절까지 불러오는 시대이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기업들이 K팝 스타 모시기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그 이유는 K팝 스타들이 걸치고, 들기만 하더라도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며 품절 사태를 빚어서이다.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진 때문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K만 들어가면 방산 무기까지도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최고로 믿어주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위상인 것이다. 우리 지역도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 반가운 소식이 새봄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강제동원 해법과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국민의 60%가량이 비판적이다. 심지어 ‘외교참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해자인 일본은 가만히 있고 우리 기업이 돈을 부담하여 대신 변제해 주자는 논리는 내 기억으로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이다. 일본에 면죄부를 주면서도 우리는 빈 수레. 그 이유는 바로 일본의 문화, 그들의 뿌리가 바로 사무라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패자는 무릎을 꿇고 머리가 바닥까지 닿는 큰절로 사죄를 구한다. 자신의 목까지도 내놓을 정도로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이번 회담이 그들에게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 심지어 독도 문제 등까지 우리에게 해결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는 것이다. 항상 작용과 반작용은 이어지는 법, 결국 정의구현사제단의 퇴진을 촉구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다음은 사교육비 문제이다. 정부의 통계를 보면 공교육비는 1인당 115만 원이지만 사교육비는 46만 원으로 공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사교육 대비 3배나 되는데 맞벌이 부부입장에서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만 하는 형편이다. 정부에서는 늘봄학교를 운영하여 오후 8시까지 학습하는 방안을 일부 운영하고 있는데 문제는 학교에서는 업무누적으로 부담되고 있으며 부모들 또한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비율도 30% 정도로 계속 늘고 있고 프로그램의 질도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대안으로 AI를 활용한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부당국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의 모든 부분을 담당하려고 하지 말고 분야별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확보된 예산을 바우처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여 학원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획일적 일률적이 아닌 다양한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기존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 모든 분야에서 어느 쪽이 넘치거나 부족하여서는 안 될 일이다.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모든 산과 작은 산은 낮아지고 굽은 것은 곧아지고 험한 길이 평탄하여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날! 우리의 이웃이 형제로 보이는 날이 빨리 오도록 함께 손잡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