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에 대하여
갑상선에 대하여
  • 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 승인 2023.03.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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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약 10여 년 전에 10대 중반의 어린 여중생이 갑상선에 혹이 만져진다고 외래에 방문하였다. 나이가 어리고 갑상선 혹이 커서 또래의 흔한 양성종양이겠지 생각하고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혹이 크고 서있으며 경계가 불규칙하여 바로 세침검사를 진행하였는데 갑상선 유두암으로 나왔다. 그때 설명을 듣던 보호자의 절망스런 눈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수술을 진행하여 갑상선 전절제과 주변 림프절 절제술 후에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까지 받았다.

어린 환자의 진행성 갑상선암을 보게 되니 놀랍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그래도 10여 년 동안 추적관찰을 하는 동안에, 전이나 재발 소견이 보이지 않고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있어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맘이 흐뭇하고 좋았다. 최근에 젊은 나이의 갑상선암으로 외래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이 늘어 젊은 환자의 갑상선암은 놀랍지가 않다.

이번 칼럼에서는 갑상선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갑상선은 나비 형태를 가지고 목 앞쪽 아래쪽에 위치하며 우엽과 좌엽 그리고 양엽을 연결하는 협부로 구성된다. 각 엽은 가로가 2~3cm, 세로가 4~5cm 정도 되며, 촉감은 금방 만든 도토리묵처럼 물렁물렁하고 부드럽다. 갑상선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징적으로 신진대사 및 장기기능을 유지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신생아 기능을 촉진해준다.

갑상선의 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갑상선에 혹이 있느냐, 없느냐이며, 두 번째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이냐, 저하증이냐로 나뉜다. 먼저 혹이 있으면 암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여 초음파상 혹이 누워 있고 예쁜 경계를 가지고 있으면 양성종양일 확률이 높기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초음파로 보이는 혹의 모양이 서있고 경계가 불규칙하고 미세석회화가 있으며 조그마한 바늘로 세침검사를 시행하여 암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을 알기 위해서는 피검사로 알 수 있다. 그래서 갑상선 검사하러 외래에 방문하면 초음파 검사로 혹이 있는지 없는지, 피검사를 통하여 갑상선 기능항진증인지 저하증인지를 알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100미터 달리기를 하고 난 후의 증상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열이 나며, 체중이 감소하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느낌을 느낀다. 반면에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봄날에 닭병 걸린 것처럼 축 처지고, 살도 붓고, 의욕도 상실하는 증상이 있다. 갑상선기능 항진증 치료는 약물요법, 수술적 치료, 적은 용량의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는 먼저 약물요법으로 시작하고, 약물요법에 효과가 없을 때에는 수술적 치료나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시행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신지로이드라는 갑상선 호르몬 제재를 복용하면서 주기적으로 갑상선 검사하여 약물의 용량을 조절한다.

갑상선에 혹이 있을 때 암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지 않고 추적 관찰한다. 하지만 혹이 커서 기관지나 식도를 눌러 압박감이 있거나, 침 삼키기 힘든 경우, 또한 미용상 보기 싫은 경우에는 수술 또는 고주파 치료를 권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이렇게 4종류로 나눈다. 유두암은 갑상선암 중에 제일 많고, 예후가 제일 좋아 순한암으로 불리며, 여자가 남자보다 5.5배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으로 갈수록 예후는 안 좋아진다. 갑상선암 수술은 보통 암이 있는 엽(나비날개 한쪽)을 절제하고, 갑상선 주변에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갑상선암이 양쪽에 있을 때, 기관지나 신경 침범 등 주변 조직의 침범이 있을 때, 주변 림프절로 크게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을 전절제하고, 결과에 따라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시행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젊은 여성들에게서 갑상선암으로 수술받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에 임신과 출산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다행히도 갑상선암 수술 및 동위원소 치료 후에도 대부분 문제없이 임신하고 출산한다. 또한 다른 암과 다르게 젊은 사람에게서 예후가 좋다. 갑상선암을 일찍 잘 진단받고 잘 치료 받아서 건강하게 잘 사셨으면 한다.

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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