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리스크! 실리외교의 길을 잃다
아마추어리스크! 실리외교의 길을 잃다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3.03.22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택 국회의원<br>
이원택 국회의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1년을 평가해보면 외교적 측면에서 실용적 성과보다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리스크가 더 크게 보이고 있다. 우리의 국익을 위해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는다는 외교의 개념을 고려해 볼 때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군사안보적 차원에서 한미동맹을 기본적으로 구축했고, 그 토대 위에 한미일은 물론 동북아와 중국과 러시아까지 평화를 기반으로 다자간 경제적 협력관계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정부는 미중갈등 국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일방주의적 자세를 취하면서 리더십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 공유하는 군사안보적 협력과는 별개로 경제적 협력은 더 냉철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의회에서 입법된 2가지 법안은 시급한 경제현안이다. 국내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의 기아 전기차에 타격을 줄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과 초과이익 환수, 생산시설 접근 허용, 10년간 중국투자 금지로 요약되는 반도체 지원법은 윤 대통령의 외교적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안보를 이유로 각종 청구서를 내미는 미국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은 유능한 리더십을 바라고 있고 실용적 실리외교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으론 한미 또는 한미일과 결이 다른 중국이나 러시아의 경제교류 역시 국익적 관점에서 조율되어야 한다. 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22년 대중국 수출비중은 22.8%로 미국 16.1%보다 높은 편이다. 러시아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에 TV와 세탁공장이 있고,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20만대 자동차 조립공장이, LG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지역에 공장이 있어 한국기업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판 IRA로 불리우는 핵심원자재법(CRMA)은 2030년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전략적 원자재 수입 비율을 EU 역대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이다.

세계적 흐름은 일방주의를 벗어나 다원주의적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류가 멈추자 원자재 수출입 구조의 다원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미 시대적 흐름이다. 특정국가 중심의 일방적인 무역구조를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과거 약소국이었던 시절과 달리 우리는 이미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고래 속 새우가 아니라 양대 세력을 좌우 날개로 붙여 줄 균형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이라는 해양세력과 중국이라는 대륙세력을 사이에 두었지만, 도랑 속 소처럼 좌우 둑의 풀을 뜯는 의연함을 지녀야 한다.

아마추어리스크의 사례로 한일간 굴욕외교를 빼놓을 수 없다. 굴욕외교를 통한 아마추어리즘의 리더십이 이끌어 낸 참혹한 결과는 국익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역사가 남긴 증거를 왜곡했다. 윤석열 정부가 합의한 제3자 변제방식은 가해자가 해야 할 배상을 피해자 스스로 하겠다는 이른바 셀프배상으로 세계 외교사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더구나 일본정부에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을 재차 확인했다. 위안부 문제부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독도까지 거론되었다는 일본 언론의 기사에 대해 대통령실 반응처럼 가쨔뉴스로 치부할 일도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요동치는 시장 위기나, 북핵 등 한반도 긴장고조에 따른 국정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지금처럼 아마추어리즘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배움에 있어 모르는 것에 대한 당당함을 보이는 것보다 알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마추어리즘은 누구나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지만, 지도자는 이 한계를 넘어 실리적 실용적 리더십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원택<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