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심장’ 발에 흔하게 생기는 질환 ‘무지외반증’
‘제2의 심장’ 발에 흔하게 생기는 질환 ‘무지외반증’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3.03.07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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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은 신체 면적의 2%만을 차지하지만 나머지 98%의 신체를 지탱하는 ‘몸의 뿌리’이자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여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신체 기관인 발에 문제가 생긴다면 생활에도 많은 불편이 생길 수 있다. 발에는 수많은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질환이 ‘무지외반증’이다. 전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광복 교수와의 일문일답으로 무지외반증에 대해 알아본다.

 
 1. 무지외반증이 뭔가요?

 무지 외반증은 무지 즉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튀어나온 상태를 말하며, 이 돌출 부위가 걸을 때 신발에 부딪히면서 통증을 일으킵니다. 휘어지는 정도가 다양하고, 심하면 엄지발가락 위로 두번째 발가락과 올라타기도 합니다.
 

 2. 무지외반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가지 인데요.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경우 잘 발생하고, 또 한가지는 어머니가 평발인 경우 딸에게 잘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요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무지 외반증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발의 외형을 보는 것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발가락의 형태와 돌출 부위의 붉은 발적이나 굳은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발가락 사이의 여러 각도를 측정함으로써 치료방침을 결정합니다.
 

 4. 무지 외반증에는 어떤 증상들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발가락의 변형과 그에 동반되는 통증이 있겠는데, 통증은 여러 부위에 걸쳐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무지 외반에 의해 돌출된 관절부위가 자극됨으로써 생기는 발적과 통증이 흔하며, 엄지발가락이 2번째 발가락으로 휘어지면서 자극되는 두 발가락 사이의 통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2, 3번 발가락이 밀리면서 그 바닥 쪽에 굳은살과 함께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5. 무지 외반증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치료는 증상이나 변형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경도의 경우에는 볼이 넓은 신발과 보조기, 운동요법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합니다. 이런 방법에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돌출 부위의 뼈를 깎고 인대와 연부 조직의 위치를 조정해주는 교정술을 시행합니다.
 

 6. 그렇다면, 꼭 수술을 해야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교정인데, 이는 편한 신발을 신어서 엄지발가락을 휘어지게 만드는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발 볼이 넓어서 발가락이 안에서 놀 수 있게 만드는 신발이 좋습니다. 보존적으로 관리하면서 지냈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에, 환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수술을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7. 시중에서 흔히 말하는 교정기는 효과가 있을까요?

 네, 이게 효과가 있다라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겠는데요. 부분적으로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는 효과가 있겠습니다. 다만, 무지외반증 자체를 교정하거나 변형의 진행을 방지하는 목적으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8. 그럼 언제 수술을 해야하나요?

 불편한 정도나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비수술적으로 통증 조절을 해보면서,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이 때는 발가락이 휘어 있는 정도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감이나 증상 또한 수술의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되겠습니다.
 

 9. 그럼 수술을 안 하고 지켜보면 어떻게 되나요? 장애가 남지는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행성이기 때문에 점점 더 휘어지게 되어 수술방법이 달리질 수는 있겠으나, 통증만 없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도 좀 더 빠른 시점에 교정을 해주는 편이 교정하는 정도가 더 적기 때문에 수술의 방법을 선택하고 교정의 정도를 회복하는 면에서 유리할 수는 있겠습니다.
 

 10. 반대로, 수술을 했을 때 후유증 같은 건 없을까요?

 일부에서는 수술 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약 10% 정도 됩니다. 변형이 재발하거나, 옆 발가락으로 통증이 옮겨가는 전이성 중족골통, 지속되는 통증, 뼈가 잘 안 붙어서 발생하는 불유합이나 부정유합 또는 너무 과하게 교정되어 무지 내반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겠는데요. 대부분 잘 생기지 않을 뿐더러, 그 중 조금 안 좋다고 하는 무지 내반증의 경우도 1-2% 내외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11. 수술하면 통증이 심하지는 않나요?

 네. 수술이기에 수술 후 하루 이틀정도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수술 후 통증이 정말 심하다던가, 걷는 데 오래 걸린다던가, 통증이 평생 간다던가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어느 정도 통증이 남을 수는 있으나 견딜 정도의 수준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수술 후 만족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됩니다.
 

 12. 그럼 수술하면 재발 하지는 않나요?

 물론 오랜 시간 누적되어 생긴 변형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재발할 수도 있습니다. 문헌에 알려진 바로는 약 20명 중에 1명 있을까 말까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재발을 하더라도 이전보다는 나을 뿐더러, 수술 후 관리만 철저히 해준다면 재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그 문제로 인해 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하실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13. 수술 후에 기능회복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수술을 잘 해놓더라도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있기 때문에 수술한 모양을 잘 유지해줘야 하는데요. 이 때 교정기가 빛을 발합니다. 실리콘 교정기를 엄지와 두 번째 발가락 사이에 끼워놓고 3개월 이상 유지를 해주시고, 수술 부위로 발을 딛지 못하도록 전용 보조신발을 신고 걸으시면 되는데요. 이렇게 6주간 잘 관리해주시다가, 그 이후로는 엄지발가락 관절을 받쳐주면서 안 쪽으로 벌려주는 관절운동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뼈가 붙어가는 과정은 외래에 정해진 날짜에 방문하시면서 사진을 통해 관찰하게 됩니다.
 

 14. 수술을 하면 다시 신고 싶은 하이힐 같은 이쁜 신발을 신을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수술 전에 의료진과 유기적인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한 번 틀어졌던 발가락이기 때문에, 아무리 수술과 재활을 잘해서 이뻐졌다 하더라도 관리가 안 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가급적이면 볼이 넓은 신발을 신고 관리를 해주시는 것이 수술 후 모양을 잘 유지해줄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중요한 약속이 있는 경우 잠깐 하이힐을 신는 것은 무방합니다.
 

 ■이광복 교수 “일상에서 전반적인 발 건강을 관리해야”

 우리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아래에 있기 때문에 가장 잘 붓는 부위 중 하나인데요. 부기가 지속되면 여러 안 좋은 영향들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 관리법으로는 3가지가 있는데, 먼저 활동 후에 다리가 부을 경우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발 끝에서부터 양 손으로 꽉꽉 짜주면서 위로 올라가는 마사지를 자주 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열감이 동반된 경우에는 시원한 아이싱을 10분씩 여러 번 해주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평소에 발 운동을 해줌으로써 근력과 기능향상을 도모해볼 수 있는데요. 먼저 발가락 운동이 있겠습니다. 이는 아래로 꽉 쥐어 짜주는 동작이나, 벌리고 오므리고 위 아래로 움직여주는 등의 관절운동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발 끝에 수건을 걸고 발가락으로 잡아당기는 식의 운동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에서 전반적인 발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발 볼이 넓고 발 모양에 맞는 편한 신발을 신고, 하루를 마친 후 마사지와 온찜질 등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매일매일 얼굴 보듯이 발을 보고 신경써주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있는 경우 발 전문 정형외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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