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흙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3.03.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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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어느덧 추운 겨울이 지나 새싹이 돋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이다. 3월은 만물이 태동하는 봄의 시작임과 동시에 농업인에게는 한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달이기도 하다. 특히, 3월 11일은 농업인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흙의 날’이기 때문이다.

3월 11일이 흙의 날로 정해진 데에는 ‘3’이 농사를 알리는 달로써 하늘+땅 +사람의 3원과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뜻하고, 11일은 흙을 의미하는 土를 나누면 십(十)과 일(一)이 되어 이것을 더한 숫자가 11일이기 때문이다.

흙은 생명의 근원으로 우리에게 건강한 먹거리와 생태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가와 문명의 흥망성쇠까지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스몰리도 인류에게 닥칠 다섯 가지 문제로 ‘에너지, 물, 식량, 환경, 빈곤’을 들며, 이 모든 것이 흙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문제 해결에 흙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2018년도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농경지는 한 해 동안 팔당댐 16개 크기의 물을 저장하고, 지리산 국립공원 171개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환산한 흙의 공익적 가치는 양분공급 179조 8천억원, 자원순환 79조 1천억원, 식량생산 10조 5천억원 등 281조원에 달한다.

흙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유엔(UN)은 2015년을 ‘세계 흙의 해’로 선언하고 매년 12월 5일을 ‘세계 토양의 날’로 제정하였다. 2022년에는 ‘흙, 식량이 시작된 곳’이라는 슬로건을 선정하여 흙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렇듯, 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지만 너무 흔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생활 속에서 평가절하되고는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무분별한 산림개발 등으로 흙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 연합식량농기구 조사에 따르면 이미 세계 토양의 33%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며, 지금과 같은 토양 훼손을 지속할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 1인당 경작 가능지가 1960년 대비 1/4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또한 한 번 훼손된 흙은 재생되기 매우 어려운 한정된 자원이다. 흙은 지구 표면의 암석 부스러기와 동식물의 유기물이 섞여 생성되는데, 이러한 토양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백년, 수천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재생도 어렵지만 흙이 오염된 경우에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에 비해 직접적인 피해를 즉시 확인하기도 어려워 상당한 오염이 진행되고 그 피해가 심각해진 이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흙이 훼손되고 오염되는 것을 적극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노력과 국가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약과 산성비료 사용 줄이기, 생활 쓰레기 배출 최소화, 자투리땅에 식물을 심는 노력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흙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주변 나무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생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일회용품사용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기오염이 곧 토양오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 5부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흙을 보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의 약칭으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업인이 주인이며 농업이 근본인 곳이다. 농업의 근간이 흙임을 생각하면 농협의 근간은 흙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다가오는 흙의 날을 맞아 흙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일상생활 속에서부터 흙을 아끼고 보존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해 본다.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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