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유방암인지 알 수 있어요”
“초음파로 유방암인지 알 수 있어요”
  • 박영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 승인 2023.02.19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우측 유방(3-I) 0.8cm, C3’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결과지를 보면 위와 같은 형식으로 많이 적혀있다. 풀이하면 우측 유방 3시 방향, 유두 근처에 0.8cm 크기의 유방 혹이 있으며, 양성 가능성이 높은 병변(악성 가능성이 2%이하, Category 3)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방 초음파검사 결과지를 보면 유방에 있는 혹이 암일 가능성이 높은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환자분들이 “유방 초음파로 보이는 혹의 모양을 보고 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라고 물으면 “예, 어느 정도 알 수 있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다.

유방 촬영술이나 유방 초음파에 보이는 혹의 모양을 통해 암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보고체계는 미국 영상의학과(ACR)의 유방 영상보고 및 자료체계인 BI-RADS(Breast Imaging-Reporting and Data System)이다. 이 BI-RADS에는 C(Category) 0~6단계가 있다. 각각의 단계를 보면, C0은 양성인지 악성인지 잘 모르겠으니 추가검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C1은 정상이며, C2는 혹이 있지만 거의 99%이상 양성이며, C3은 양성 가능성이 높은 병변(악성 가능성이 2%이하)으로 분류한다. C4a는 낮은 악성 가능성(악성 가능성이 2~9%)이며, C4b는 중등도 악성 가능성(악성 가능성이 10~49%), C4c는 높은 악성 가능성(악성 가능성이 50~94%)으로 분류한다. C5는 악성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병변(악성 가능성이 95%이상), C6는 암으로 진단된 병변으로 분류한다. 보통 조직검사는 C3의 경우에서 혹이 크던지 또는 C4a 이상이면 시행한다.

이와 비슷하게 갑상선에도 혹의 모양으로 암의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류법이 있다. 대한 갑상선방사선학회에서 권고한 K-TIRADS(Korean Thyroid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라는 분류법이다. K-TIRADS는 1~5단계로 나누는데 1단계는 정상소견, 2단계는 양성(악성 가능성 3%이하), 3단계는 낮은 악성 의심(악성 가능성 3~15%)이며, 4단계는 중간 악성 의심(악성 가능성 15~40%), 5단계는 높은 악성 의심(악성가능성 60%이상) 나누고 있다. 그래서 갑상선 전문가들은 초음파검사하면서 혹의 모양을 보고 “특별히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라던지 “모양이 좀 안 좋으니 조그마한 바늘로 세포검사 하시게요” 라고 설명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유방암으로 진단받으면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를 원하고 서울 큰 병원을 찾아가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주 드물지만, 유방암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를 거부하고 안 오는 환자들이 있다. 40대 말 여성이 우측 진행성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수술 전 항암치료 및 표적치료를 계획했는데,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고 외래에 오지 않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나 외래에 다시 방문하였는데 우측 유방이 거의 핸드볼 공 이상으로 커져 있었으며 유방암 안쪽에 피가 가득 차 있어 몸이 힘들다고 방문하였다. 많은 양의 피를 흡입하고 검사를 진행하였다. 폐전이가 있어서 항암제와 표적치료를 설득하여 시행하였는데 두 번 맞고 너무 힘들다고 더 이상의 치료를 거부하였다.

나는 설득하고 환자는 거부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다음 외래에서 보면 좀 더 강하게 치료를 권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환자가 강하게 거부하자 더 이상 권하지 못하고 표적치료만 하기로 했다. “젊어서 항암치료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한다고 하세요, 많이 아쉽네요, 치료 안 받으려면 다른 병원가세요 라고 화내면서 이야기할려고 했는데요”라고 하자, “그래서 다른 병원 안 가고 과장님한테 온 거에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순간 ‘뭐야? 내가 그리 만만한가?’ 생각했다가도 ‘그래, 암에 대한 원망과 항암제의 심한 부작용이 환자의 신체와 정신을 너무 힘들게 해서 치료와 삶의 의지가 많이 꺾였구나, 어떻게 위로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있는 암치료제가 더 많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박영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