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 근육통·띠모양 수포…72시간 골든타임 잡아라 ‘대상포진’
찌릿 근육통·띠모양 수포…72시간 골든타임 잡아라 ‘대상포진’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3.02.1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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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세 여자분이 파스를 붙인 자리에 발생한 발진으로 병원에 오셨다. 일주일 전 김장을 하고 난 뒤 오른쪽 허리에 뻐근하고 쑤시는 근육통이 생겨 파스를 붙였고, 이틀 전부터는 파스를 붙였던 자리가 붉어지면서 물집이 생겼다고 했다. 내원 당시 오른쪽 등부터 옆구리까지 이어지는 붉은 발진과 그 위로 모여있는 수포가 관찰되었다. 파스에 의해 생긴 발진이 아닌, 전형적인 대상포진 병변이었다. 극심한 통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으셨고,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통증과 피부 병변 모두 호전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대자인병원 피부과 임보라 과장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보자.
 

 ■ 대상포진이란 

 대상포진이란 띠 대(帶) 자를 써서 ‘띠 모양의 물집이 군집되어 나타나는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몸의 신경절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잠복하게 된다. 연령의 증가, 피로, 스트레스 등에 의해 면역체계가 약화되면 잠복해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신경의 염증, 괴사를 일으키며 피부에 특징적인 띠 모양의 수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 대상포진 증상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평균 4~5일 전부터 대상포진이 발생한 신경을 따라 통증과 감각이상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통증은 전기가 오는듯한 찌릿찌릿한 통증, 칼에 베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리는 통증 등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통증과 함께 피로감, 두통, 오한, 발열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피부 병변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대상포진보다는 몸살이나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전조증상이 발생하고 평균 4~5일, 길게는 2주 정도 지난 후에 피부 병변이 발생하게 된다. 피부 병변은 통증이 발생했던 부위를 따라 몸의 중앙선을 넘지 않는 띠 모양의 물집 형태로 나타난다.
 

 ■ 합병증 

 대상포진은 단순히 피부에 물집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눈 주변에 생기는 대상포진의 경우 각막염, 포도막염, 녹내장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시력 손상도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귀의 청신경에 발생한 경우에는 심한 귀의 통증과 함께 이명, 난청, 안면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에서 발생할 정도로 가장 흔한 합병증이자 가장 고통스러운 합병증이다.
 

 ■ 원인 

 몸에 잠복해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재활성화하게 만드는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다. 따라서 면역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도한 다이어트, 무리한 운동, 과로, 스트레스 등이 대상포진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위험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으로 알려져 있다. 연령이 증가하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림프종, 암과 같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질환이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경우에도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 치료 

 대상포진의 치료 목표는 통증의 억제,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 세균감염의 예방,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다. 대상포진 피부 병변 발생 72시간 이내가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이 시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피부 병변의 치유를 촉진하며 급성 통증의 기간을 줄이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정맥주사로 투약이 필요하다. 항바이러스제 연고는 효과가 없다.
 

 ■ 대상포진 예방법 

 대상포진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대상포진 예방 접종은 크게 생백신과 사백신 두 종류가 있다. 대상포진 생백신의 경우 1회 접종으로 51.3%의 예방효과가 있으며 8년까지도 예방효과가 유지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줄이기 위함인데, 대상포진 생백신의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66.5%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만, 생백신은 면역저하자나 면역억제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는 경우, 임산부 등에서는 접종이 불가하다.

 대상포진 사백신은 2회 접종을 시행하며 50대 이상에서 90%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중 예방률이 가장 높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률 역시 50대 이상에서 91.2%로 예방 효과가 좋다. 또한 생백신과 달리 혈액암이나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임보라 과장 “대상포진, 예방접종 통해 예방가능…50대 이상부터는 예방접종 하시길 추천”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맞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에도 수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극심한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빠른 치료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과로한 이후 얼굴이나 몸통, 목의 피부 한쪽으로 통증이 있으면서 발진과 수포가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모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50대 이상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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