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의 고향사랑
청년 창업가의 고향사랑
  •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 승인 2023.02.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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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누구나 한 번쯤은 부와 성공을 꿈꾸며 인생을 설계하고 대망의 목표를 세워봤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대로 실천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실행한다 하더라도 성공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든 일일 것이다. 더욱이 요즘같이 높은 금리와 물가 변동이 심할 때는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적잖은 위험과 그로 인한 두려움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청년 창업가와 자리할 기회가 있어 그의 공장과 사무실을 방문하였는데 여느 사무실과는 달리 온통 연구 자료와 각종 시약이며 연구 제품, 특허 관련 자료들이 곳곳에 빼곡히 쌓여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랬으니까 창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쉼 없이 달려왔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런데 필자의 눈에는 청년 창업가의 모습에서 적잖이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창업 때는 물론 성과물을 만들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막히는 구석이 많았으면 저럴까? 아니면 원래가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일까 궁금했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청년 창업가의 말 속에 녹아 있었다. 무엇보다 지역에 전문 인력이 없어 수도권에서 모셔오다 보니 주거지원 등 부가적인 원가부담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나마 열심히 가르쳐서 일 할만 하면 이런저런 핑계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특히나 급여가 적어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수도권 회사로 이직한다고 할 때는 무조건 원하는 대로 맞춰줄 수도 없고, 지금까지 그에게 투자한 것을 생각하면 천 불은 나지만 그동안의 관계와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서 최대한 관대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근무환경이나 사내 복지에 힘쓰는 것은 회사 운영의 기본이고 그래야만 직원들 사기와 매출신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며, 적은 돈으로 창업해 이것저것 들이다 보면 은행 차입은 늘어가고 다음 연도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려고 연구개발 등에 투자는 기본이란다. 좋은 특허권이 있다고 금융권에서 쉽게 대출해 주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사업설명회에 다니다 보면 에너지 고갈은 당연한 것이고 하도 말을 많이 해서 침이 잘게 갈라져 거품이 생길 정도로 뛰어다녔다고 한다.

필자 역시 젊어서 창업했기에 청년 창업가의 하소연을 듣는 동안 지난날의 말 못 할 고생과 힘들었던 순간이 오버랩 되면서 뭉클해진 마음에 수차례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하여 그렇게 힘들다면서 그럼에도 왜 우리 전북에 꼭 공장과 사무실이 있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여러 가지로 힘들고 환경도 열악하지만 전북이 뿌리이고 시작도 여기서 했으니까 성공도 전북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수도권으로 가면 인력뿐만 아니라 자금 융통도 수월하고 물류도 좋은 텐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반문하자, 청년은 어릴 적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어서 대학까지 보내주셨고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시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꼭 사업을 하게 되면 우리 고장에서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특히나 아버님께서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길은 있다고 강조하시며 네가 성공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지역도 발전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였기에 반드시 전북에서 성공하여 많은 인원이 북적거리는 회사를 만들 책무가 본인에게 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 지역이 여러 가지로 사업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꿈 많은 청년 창업가들을 손 놓고 수도권으로 빼앗길 수만은 없지 않은가?

바람이 없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스스로 달려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지자체는 물론 유관기관이 나서서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향을 사랑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많다는 것은 지역의 자랑이자 우리들의 가장 소중한 미래자산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우리 고장의 미래는 한층 밝아질 것이며, 머지않아 골목상권마다 아기 울음소리와 엄마 손잡고 아장아장 걷는 꼬마들이 넘쳐나길 희망해 본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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