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안전사고와 산불 예방
해빙기 안전사고와 산불 예방
  • 장선일 전주대 보건관리학과 교수
  • 승인 2023.02.12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은 1973년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이래 가장 추었던 해로 기록되고 있다. 작년 12월 중순에는 체감온도가 -20℃ 달하는 한파에다 폭설까지 피해를 주었고, 올해 설 연휴에는 체감온도가 ?20℃에서 -26℃에 이르면서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제 입춘(立春)을 지나 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는 새봄을 맞이하는 설렘과 즐거움도 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해빙기(2~4월) 안전사고와 산불에 의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얼었던 땅이 녹는 해빙기에는 지반이 약해져 낙석이나 붕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특별히 대상 지역의 안전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안전사고율이 가장 높은 절개지와 낙석위험지구에서는 낙석이나 붕괴로 인해 대규모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점검과 함께 적절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고, 건설현장에서는 주변 도로 비탈면, 축대, 옹벽, 노후건물 등의 시설물에 균열이 생겼거나 땅이 꺼지는 등의 이상 징후가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적절한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눈과 비로 인해 도로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면서 균열이 생겨 땅이 파이는 현상인 ‘포트홀’ 때문에 급정차 또는 방향변경으로 인한 추돌사고 및 전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운전자의 주의는 물론 관리기관에서는 포트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로 도로상태를 점검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스를 비롯한 각종 위험물 저장소는 허가사항 및 각종 신고사항 확인과 위험물시설의 위치나 구조, 설비 불법변경 여부 등을 사전에 검사하고 관리해야 한다. 더불어 겨우내 꽁꽁 얼었던 저수지나 강이 녹으면서 침수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이런 침수사고는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는 철저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고는 한적한 곳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자주 일어날 수 있기에 관련 지자체에서는 방어벽 또는 방어선과 함께 경고문을 게시해야 하고 시민들은 이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3월 중순부터 4월에는 상춘객이 늘면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들이와 산행을 하다가 감기나 동사와 같은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산행할 경우, 고지대에는 여전히 눈과 얼음이 녹지 않은 상태이고 낙엽 속에 얼음이 숨어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체온 유지용 여벌과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아이젠을 꼭 챙겨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다행히도 지난 2월 3일에 전북소방본부는 ‘안전하고 행복한 전북’ 구현을 위해 현장대응 강화, 도민중심 119, 안전문화 확산, 성장기반 조성, 조직 활력 제고 등 5대 중점 분야 34개 실행 과제를 추진한다고 한다. 실효성 있는 전북소방본부의 큰 역할을 기대해 본다.

한편, 국가와 지방에서는 해빙기인 2월부터 봄철 산불예방기간(2월1일~5월 15일)을 설정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해마다 산불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여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11건의 대형산불이 발생하여 2만 4천여ha의 산림피해를 입혔다. 특히 지난해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동안 불탄 울진산불은 213시간이라는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되면서 엄청난 삼림과 재산피해를 유발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 지역도 산불을 피해갈 수 없었다. 전라북도 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13~’22) 도내에서 연평균 25.8건의 산불이 발생해 연평균 8.64ha의 산림이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되었고, 지난해 ‘산불감시 및 진화정책’수행에도 불구하고 도내에 50건의 산불이 발생해 35.56ha의 산림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전라북도는 「2023년도 전라북도 산불방지 종합대책」 도내 14개 시·군과 유관기관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산불예방 및 방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혀 다행스럽지만, 구호에 그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산불 예방 안전교육을 실행해 주면 좋겠다.

장선일 <전주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