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테마파크라는 매직(magic)
새만금 테마파크라는 매직(magic)
  •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승인 2023.02.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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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는 꿈의 도시다. 그 꿈 가운데 ‘월트 디즈니월드’가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법 같은 곳, 그곳이 바로 디즈니월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현실화해내는 구성 능력, 상상 이상·비교 불가의 스케일과 스토리, 셀 수 없이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그렇게 관광객의 혼과 넋을 점령한다. 올해 가고 내년에 가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본 걸 또 본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세련된 멋이 세계 각국에서 지치지 않고 올랜도를 찾게 하는 힘이다.

올랜도 디즈니월드는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의 30배가 넘는 면적을 자랑한다. 300만평의 넓은 땅에 4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워터파크, 36개 이상의 디즈니 리조트, 호텔과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다. 자체 공항을 가지고 있고 수만 평의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월드는 가히 다른 나라의 유사 상품과 경쟁 자체를 불허하는 독보적인 거대 산업이다.

이미 오래전, 새만금에도 그런 테마파크가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땅 넓이로는 중국을 당할 수 없지만 사회주의로서는 결코 만들어내지 못할 감동의 드라마를 새만금 테마파크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을 유인해낼 수 있다면 그 효과는 가히 천문학적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새만금 테마파크 의제는 몇 년 전 한 번 들썩하다가 가라앉아버렸다. 카지노 허용 문제로 인해 지역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전라북도가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전북연구원을 통해 ‘새만금 대규모 테마파크 유치 구상’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용역을 토대로 2029년 공항 완공 시기를 감안하여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유치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만약 계획대로 테마파크가 들어서게 되면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연관된 산업의 부흥도 기대할 수 있다.

새만금 테마파크가 국제적 명성을 얻고 전라북도와 대한민국의 확실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규모뿐만 아니라 초월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디즈니랜드가 그토록이나 오래 세계적 명성을 이어온 것은 단지 디즈니 캐릭터가 가지는 상징 때문만은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과 파격이 멈추지 않고 변화무쌍한 형태로 늘 새롭게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만금 테마파크에 거는 기대만큼 우려되는 부분은 테마파크가 단순히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건물은 훌륭하게 지었는데 콘텐츠가 부실해서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흔한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곳곳에 만들어진 고만고만한 스케일의, 그렇고 그런 놀이공원이 아니라 그 광활한 땅에 걸맞는 놀이터여야 한다. 이미 매립되어 올해 세계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면적만 해도 267만평이라니 디즈니월드와 비교해도 규모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의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고 상상력과 창의력이 바탕이 되는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새만금에 그런 너른 놀이터를 펼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새만금은 잊힌 땅이었다. 되는 것도 없고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없고 그저 세계 최장의 방조제 하나 만들어진 것으로 제 사명을 다한 것처럼 보였다. 그 새만금이 이제 용틀임을 하고 있다. 세월이 너무 흘러 애초 간척을 계획했던 시점으로부터 청사진은 많이 바뀌었지만 시대가 변했으니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새만금이 마법과 같은 테마파크를 안고 전라북도의 매직(magic)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까.

전정희<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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