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키는 ‘푸른 하늘’
우리가 지키는 ‘푸른 하늘’
  • 김은경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3.01.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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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전북지방환경청장<br>
김은경 전북지방환경청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인터스텔라’는 2014년에 개봉한 우주 SF(Science Fiction) 영화이다. 광활한 우주공간을 구현한 영상미, 음악 등이 압도되는 이 작품은 내용 면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머지않은 미래인 2067년, 지구는 각종 공해와 환경문제 악화, 기상환경의 이변으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심각한 식량부족현상을 겪는다. 정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회기반에 대한 지원을 멈춘 채 생존을 위한 농업만을 권장한다. 사람들은 모래폭풍이 발생하면 모든 활동을 멈추고 익숙한 듯 보호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으로 돌아가 집에 쌓인 모래더미를 치우는 것이 일상인 세상이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장면은 극적 효과를 위해 극단의 설정이 가미된 것인데, 현재를 비춰보면 어떨까.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겨울철 미세먼지에 더해 황사까지 겹치면서 회색빛 하늘을 보는 날이 더 빈번해지고 있다.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구온난화로 이어졌고, 극지방 온도가 상승하여 유라시아 대륙과의 온도차 감소는 풍속감소와 대기정체로 이어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미세먼지 유발물질이 확산되지 않음에 따라 미세먼지가 축적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는 WHO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만큼 인류 생존과 동식물의 생명에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인류는 본격적인 공업화 덕분에 윤택해지고 편리해졌지만 이를 위해 환경이 파괴됐으며, 그로 인해 인류는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재난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환경문제 대응을 위해 2019년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였으며, 미세먼지특별법을 제정해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12월부터 3월까지 공장, 자동차, 도로 등에서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를 평상시보다 강화된 저감대책으로 집중관리하는 ‘초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사회재난 위기경보가 발령되고, 재난상황에 대응하여 배출원 불법행위를 단속·감시를 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전개된다. 전북지역에서는 비상저감조치가 처음 발령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16회 발령되었다. 올해는 지난 1월 7일에 첫 위기경보가 발령되어 전북지방환경청, 지자체 및 공공·민간사업장에서 미세먼지 재난에 대응하는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었다.

정부, 공공기관, 민간사업장 등의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015년 25㎍/㎥에서 점차 감소하여 2022년 17㎍/㎥로 개선되었다. 전북지역도 2015년 35㎍/㎥에서 2022년 18㎍/㎥까지 개선되는 성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전국 및 전북권역 초미세먼지 농도는 대기환경기준인 연평균 15㎍/㎥이나 전국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인터스텔라 영화 중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는 찰나 도킹도어가 파괴되어 실패하고 다시 도킹을 준비하는 상대배우와 주인공이 나누는 대사가 있다. “이건 불가능합니다(It is impossible)”, “하지만 이건 불가피하지(No, It is necessary)”. 우리가 접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기업체 등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 한순간에 원상태로 되돌리기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미세먼지 대응은 ‘불가피’한 것이다.

이제는 일상생활속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행동과 실천이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내복, 수면양말같은 보온용품을 착용하고 창틀과 문틈에는 바람막이를 설치하며, 보일러 온도를 평소보다 2℃ 낮추어 가정에서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다.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겨울철 산불예방 등을 실천하여 탄소흡수원 중 하나인 산림을 보호한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나누어 사용함으로써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 운전습관을 실천하고 버스, 지하철, 기차 등 대중교통 타기로 이동수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인다. 점점 생활주변 환경보호에 대한 필요성과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자그마한 행동 하나가 미래를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다.

김은경<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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