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 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 승인 2023.01.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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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중꺾마’라는 말을 들어보았나요. 신조어가 넘쳐나는 세상에 필자 또한 처음엔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이란다. MZ세대들에게 인기있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2022년 월드 챔피언십’ 대회에서 ‘데프트’ 선수가 1라운드전 패배 후 ‘지긴 했지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인터뷰 했는데,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제목을 달았고, 이 제목이 유행이 된 것이다. 1차전 패배를 한 스포츠 선수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표현한 말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에도 위 말은 e-스포츠 팬들에게 화제였다. ‘데프트’는 위와 같은 말을 남기고는 최종전에서 우승을 하였고 끝까지 분투하여 성공하는 소년만화 주인공 같은 일을 저질렀다. ‘데프트’는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이 너는 우승할 수 없다. 부상 이후 끝났다는 말을 들었고, 이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서 기쁘다. 저를 보고 팬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고 재차 말했다. 이후 이 말은 2022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분투를 한 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뉴스기사에서도 원용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대한민국이 2대 1의 역전승을 거두고 선수들이 든 태극기에도 담기게 되었다.

얼마 전 90년대 대표적 농구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했다.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수많은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들의 발걸음이 극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영광의 시대’에 한 발자국 벗어나기 시작한 4,50대 ‘아재’들은 10대 시절로 돌아가 추억 속에서 강백호의 농구 경기를 보았다. <슬램덩크>는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이 1위로 선정한, 명실상부한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다. 10대 고등학생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과 노력, 성공과 좌절을 그린 만화로 농구 ‘풋내기’ 주인공 강백호가 농구부에 입부하고 몇 달 만에 진정한 바스켓맨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강백호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 스토리와 묘사는 절절하다. 무엇보다도 수많은 명대사를 낳았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대사들, 예컨대 비행을 저질러 농구부를 그만두었던 정대만이 감독과 재회한 뒤 눈물을 흘리며 ‘농구가 하고 싶다’고 한 말, 마지막 대회에서 주인공이 ‘진심으로 농구를 좋아한다’고 한 말들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만화를 관통하는 대사는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에요’라는, 감독이 절망적인 순간에 선수들을 독려하며 한 말이다. 어떤 일이라도 포기하면 그 순간 끝이다. 설령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발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와 대출금리의 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새해 서민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북은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도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선거구 10석도 위협받는다. 청년들은 떠나고 아이는 태어나지 않아 문을 닫는 대학과 초등학교가 속속 생긴다. 국내정치는 혼란스럽고 도내정치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렇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포기하는 순간 바로 시합은 끝나니까.

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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