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정 나인가?
무엇이 진정 나인가?
  • 김동수 시인
  • 승인 2023.01.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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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br>
김동수 시인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내 몸의 진정한 주인은 육신인가? 영혼인가? 육신은 눈에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은 그럼 어디에 들어 있을까? 어떤 이는 영혼이 두뇌 속에 들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영혼은 두뇌 밖 우주의 마음속에 퍼져 있다. 육신 속에 갇혀 살아온 사람은 우리의 영혼이 육신(두뇌) 밖에 퍼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좁은 육신의 한계에서 벗어나 더욱 폭 넒은 의식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내 몸의 진정한 주인은 나의 영혼 안에 있다. 그러기에 나의 영혼은 마치 남이 나를 바라보듯 저 멀리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이다. 한 청년이 등산을 하다가 계곡 아래로 굴러 한 손목이 바위 틈새에 걸려 매달리게 되었다. 아무리 손목을 빼내려고 발버둥을 쳐도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틈새에 끼인 손목을 빼낼 재간이 없었다. 어떤 도움의 손길도 닿을 수 없는 외진 산골 계곡. 닷새 동안 손목을 빼내기 위해 사투를 벌렸지만 마실 물조차 모두 바닥이 나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계곡 벽에 무뎌진 칼로 자신의 생년월일과 죽는 날짜를 새겨 넣었다. 그렇게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육신에 대한 모든 집착이 떨어져 나가자 그제야 자신의 모습이 마치 남을 바라보듯 시야에 들어왔다. 자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자신, 그게 바로 제 영혼이었다. 한쪽 팔이 줄어든다고 해서 제 영혼이 줄어들겠는가?

몸은 영혼을 담는 그릇, 진정한 나는 육신 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니었다. ‘팔, 곧 몸이 나’라고 바라보니, 팔이 바위에 끼어 꼼짝 못하자 ‘나’도 꼼짝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 팔은 영혼을 담은 그릇의 작은 파편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한순간, 몸이 자유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살아나서 자유롭게 살아갈 생각을 하니 팔 하나쯤 없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팔 이상의 존재라고 자신을 바라보자 팔을 잘라낼 용기가 샘솟았다. 그는 등반 로프로 틈새에 끼인 팔을 단단히 묶어 지혈시키고, 칼로 손목을 자르기 시작했다. 이미 시퍼렇게 변한 팔목이라 그리 아프지 않았다. 손목을 잘라 내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저는 제 손목을 잘라내는 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시 살아 앞으로 살아갈 모든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들었고, 손목만 자르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 통증도 느낄 겨를도 없었다.”고 하였다.

사후 세계에도 영혼이 존재할까?

모든 생명체는 열을 발산한다. 그러나 죽고 나면 아무런 열도 발산하지 않는다. -273,15도라고 하는 절대 영도에서는 오로지 죽음만이 존재할 뿐이다. 남는 거라곤 얼어붙은 공기밖에 없다. ‘이런 완벽한 죽음 속에서도 과연 살아남는 게 있을까?’ 모든 게 죽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과학자들은 깜짝 놀랐다. 뭔가 빛을 내며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건 광자나 전자와 같은 미립자들이었다.

그들은 절대영도에서도 여전히 왕성하게 진동하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절대영도라는 완벽한 죽음 세계 속에서도 살아남는 게 있다니, 이것이 바로 불멸의 존재인 영혼의 빛이었다. 별들이 총총한 밤하늘. 무수한 별빛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빛은 무엇인가? 빛을 구성하는 미립자나 영혼을 구성하는 미립자나 다 같은 미립자, 곧 양자(量子)들이다. 이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죽지 않는다.

인간은 우주와 분리된 개체가 아니라 우주의 일부이다. 이 우주 공간에는 무한한 가능성의 입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우주 공간에 옛 선조들의 정보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인들에게까지 대물림된다. 쥐를 통한 미로 찾기 실험에서 1세대 쥐들은-165번의 시행착오, 2세대-120번, 몇 세대 후- 20번으로 실패율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것은 선조들이 터득한 미로 찾기 정보와 지혜가 우주의 영점 공간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도 빛과 우주에 대한 상상에 빠져 영혼의 실체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고의 폭도 폭발적으로 넓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동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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