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알프스를 주목하라
호남알프스를 주목하라
  • 장선일 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 승인 2023.01.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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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알프스는 유럽의 중부의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포함한 일곱개 나라에 걸쳐있는 산맥으로, 목가적인 풍경의 초원, 맑은 호수와 하늘, 절경의 협곡과 암봉 그리고 순백의 만년설 등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알프스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비롯한 ‘요들송’ 등 수많은 문학 및 예술 작품을 탄생시켜 세계인의 이목을 끌면서 동경의 대상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알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곳은 셀 수 없을 정도다. 그중에서 영남알프스는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형성된 가지산을 비롯한 1,000m 이상의 9개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사계마다 특색이 있고, 억새군락이 장관이어서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고 있다. 충청북도는 아름답고 경관이 빼어난 암봉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구병산과 속리산을 잇는 43.9km를 ‘충북알프스’로 정하고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하여 대대적으로 홍보와 함께 관리하면서 건강과 경제적인 효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알프스는 없는 것일까? 필자는 이러한 궁금증과 함께 3년 전부터 오른 우리 지역의 산을 되돌아보면서, 최근 산꾼들이 즐겨 찾는 ‘호남알프스 태극종주코스’를 알게 되었다. 즉, 호남의 지붕이면서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한 산이 바로 완주군의 동쪽에서 진안군의 서북쪽에 걸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남알프스는 완주 송광사를 출발점으로, 종남산-서방산-위봉산-원등산으로 이어지는 제1구간과 완주군 동쪽끝에서 진안군쪽으로 연석산-운장산-구봉산으로 이어지는 2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총 33개의 봉우리와 고개로 구성되어 산행거리가 100리(40km)에 이르고 있다. 제1구간의 종남산과 서방산에 오르면, 동남쪽의 산그리메가 첩첩으로 나타나고, 남서쪽으로는 전주와 완주의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그리고 서래봉을 지나 먹뱅이재에 이르면, 환상적인 동쪽의 연석산과 운장산이 눈에 들어온다. 되실봉부터 역사적인 위봉산성의 위용이 드러나고 귀뚤봉과 원등산을 걸쳐 밤재(율치)로 이어진다. 제2구간은 호남알프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운장산과 구봉산 구간인데, 연석산을 들머리로 운장산 칠성대(1,120m), 운장대(1,126m)와 삼장봉(1,133m)을 거쳐 칼크미재를 넘어서 곰직이산(1,1,087m)과 북두봉(1,018m)을 지나 구봉산의 천황봉(1,002m)에 이르게 되면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8개 봉우리와 하늘다리를 걸쳐 하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제2구간은 1,000m 이상의 봉우리가 6개 있고 각 봉우리에서 본 사계의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어 수많은 산꾼들은 유럽의 알프스와 같다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호남알프스가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완주군과 진안군은 알고 있을까? 산꾼들은 호남알프스의 아름다움을 이미 알고 약 40km의 ‘태극종주’를 하고 있다. 연석산에서 운장산과 구봉산에 이르는 제2구간은 비교적 관리가 되고 있는데, 제1구간의 경우, 등산로 정비는 물론 주요 봉우리에는 표지목이나 표지석이 제대로 없을 뿐 아니라 잡목으로 무성하여 조망할 수 없는 실정이고, 방향표지는 아예 없거나 있다 해도 낡아서 알아볼 수 없고 거리 표시도 잘못되어 능숙한 산꾼이 아니면, 산행하기 두려울 정도다.

필자는 위와 같이 상당부분 방치된 호남알프스의 실태를 안타깝게 여기고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산꾼들만이 아닌 지역 주민 그리고 관심있는 타지 사람들에게 편익을 제공해야되기 때문이다. 관련 지자체는 구간마다 등산로 정비는 물론 쉼터를 마련하여 피로에 지친 이들에게는 휴식을, 슬픈 이들에게는 위로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기쁨과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루빨리 시설정비 함께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시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련 지자체장과 부서장들은 다른 지역의 알프스를 벤치마킹하여 하루빨리 우리지역의 특색을 고스란히 살려 건강과 경제적 효익을 주는 아름다운 호남알프스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장선일<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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