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도전, 다시 뛰는 전북
과감한 도전, 다시 뛰는 전북
  •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승인 2023.01.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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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동녘에 뜨는 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전라북도 역시 지난해에 이어 ‘과감한 도전’을 키워드로 삼은 듯하다.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 하고자 하는 뜻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 대신 ‘도전경성(挑戰竟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이미 민선 8기 들어 여러 가지 도전이 있었다.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를 유치했고 국립청소년디딤센터 익산 건립이 확정됐다. 또한 국회 법사위에서 막혔던 특별자치도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져서 광주·전남에 끼인 존재였던 전북이 독자적 생존의 날개를 단 셈이다. 얼마나 높이 그리고 멀리 날 수 있을지, 그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새만금 사업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도 통과되어서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과 세금 감면의 혜택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사업시행자에게만 적용됐던 법인세, 소득세 감면 혜택 역시 새만금에 입주하는 창업·신설기업에도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까지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북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동인이 될 것이다.

지금 각 지자체는 예산과 정책, 기업유치를 놓고 사활을 건 전쟁 중이다. 전라북도는 오랜 낙후의 결과, 인적 네트워크나 기간 시설의 인프라 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져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마음, ‘도전경성’과 같은 자세로 나아가면 새로운 기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일랜드의 대통령을 지냈던 매리 로빈슨은 대통령궁 앞에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는 등불을 내걸었다. 식민지배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일랜드를 떠났던 국민들이 그 등불을 등대 삼아 다시 돌아오라는 뜻을 담았다.

당시 아일랜드의 국가부채는 국고의 약 130%, 실업률은 약 17%, 인플레이션은 약 20%에 달했다. 그녀는 해외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나섰고 경제는 도약을 거듭했다. 연평균 9.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그녀의 재임 7년 동안 아일랜드는 실업과 부정부패의 나라에서 기업하기 좋은 국가 6위에 들었을 만큼 대변신을 이루었다.

떠나는 전라북도·일자리 없는 전라북도를, 돌아오는 전라북도·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로 만들기 위해 우리도 등불 하나 매다는 심정으로 뛰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집토끼들을 잘 지키고 돌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익산에 넥솔론이라는 기업이 있었다. 2007년 1조원을 투자한 이후, 2011년 매출액 5,882억원, 수출 4억불을 달성했다. 정규직원만 1,000여명이 넘는 지역의 튼실한 중견기업이었다. 태양광 웨이퍼를 생산했던 이 기업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2014년 5월부터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결국 2017년 파산에 이르렀다.

지역에 드물었던 중견기업이었고, 더욱 아쉬운 것은 직원들 대부분이 20~30대 청년들이었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 익산을, 전라북도를 떠났다. 한 사람이 아쉬운 청년들을 그렇게 떠나보냈다.

전북경제의 성장에 있어서 기업이 ‘들어오고 싶은 전북’도 중요하지만 ‘떠나지 않는 전북’을 만드는 것이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 지원 시스템은 오고자 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현재 머물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그와 더불어 ‘미래 성장기업 유치’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해 전라북도의 경제가 도약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져 사람이 ‘떠나는 전라북도’에서 ‘돌아오는 전라북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정희<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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