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루쌀산업 육성 너무 앞서간다
정부, 가루쌀산업 육성 너무 앞서간다
  • 정재근 기자
  • 승인 2022.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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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밀가루 대용 및 식량자급률 제고 등을 위해 가루쌀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나섰으나 벼 품종 연구개발 단계와 신품종에 대한 미비점 보완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해 벼 생육과정에서 잦은 강우가 이어지면서 벼 작황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가루미(바로미 Ⅱ)의 경우 신동진 등 타 품종에 비해 리스크 발생이 매우 큰 상태로써, 이같은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일자로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제29조의3)에 따라 ‘가루쌀산업육성반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훈령 제454호)을 공고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산하에 총 8명의 인원으로 신규 ‘가루쌀산업육성반’을 한시적 조직으로 출범했다. 설치 목적은 ▲가루쌀산업 육성 ▲전략작물직불 시행 및 운영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 수립 기능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가루쌀인 바로미Ⅱ의 경우 벼 품종으로써 연구개발 및 보급기간이 너무 축소된 상태에서 보급·확산되고 있으며 농민에게 보급 속도도 빨라 자칫 그 리스크를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을 수 있다.

보편적으로 신품종의 보급 경로는 기본종→원원종→원종→보급종→농민에 직접 보급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됐다.

현재 가루미는 신품종 첫 연구기간은 오래 지났지만 농촌진흥청이 사실상 2020년께부터 익산 등 극소수 소량 농민들을 통해 시범재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농식품부는 갑작스럽게 가루미 품종 재배 확대에 나섰으며 내년도 2,000ha 면적에 계약재배 추진을 위해 올해 농가보급종 종자를 확보했다.

사실상 농식품부는 원원종 단계에서 보급종을 생산해 재배면적 확대에 나선 것이다.

또하나의 문제는 기후변화이다.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검증·보급된 신동진 벼도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 발병으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당해 연속 흉작에 따른 농가소득이 감소했는데 특수미인 가루미의 경우 농가보급종 연구개발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바로미Ⅱ 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연속 3일간 비가 내릴 경우 수발아 현상이 발생하고 귀가 엷어 낱알이 쉽게 쏟아지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 밖에도 가루미 수확 후 보관 방법 및 전문 도정설비 개발 및 확대 등도 요구된다.

이처럼 가루미 품종이 밀 대용 벼 작목으로써 전국적인 보급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좀 더 품종 연구개발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가루쌀산업육성반 한 관계자는 “밀 대체작목과 식량자급률 제고, 쌀 수급균형 등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한시적인 기구로 출범했다”며 “앞으로 가루미의 가공 유통 소비 등 중장기식량안보 제고를 위한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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