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2022년, 긴 호흡이 필요한 2023년
격변의 2022년, 긴 호흡이 필요한 2023년
  • 윤방섭 대한건설협회전라북도회 회장
  • 승인 2022.12.2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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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다난했던 2022년 임인년이 저물어 간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선거의 해’였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실의의 해’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투혼을 발휘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내며 충격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었던 해였기도 하다.

 2022년은 국제정세와 세계 경제도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국가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반도체 지원법, 중국의 제로코로나 봉쇄, 주요국의 원자재 수출규제 속 에너지난과 자원전쟁이 심화되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이 핵심과제로 부상하며 주요국의 산업정책이 큰 전환점을 맞았다. 여기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러시아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국제 핵확산 방지체제를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런 변수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악재로 작용하기에 내년 경기상황도 안 좋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 한해 국내 건설산업과 지역건설업체도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의 복합위기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민간 건설시장이 붕괴하였고, 공공분야도 일감이 계속 줄어 많은 지역건설사가 일감부족에 허덕였다.

 여기에 주요 자재값이 1~2년 새 많게는 두배 가까이 치솟았고, 시멘트 값부터 건설인력 인건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급등하면서 경영위기가 턱밑까지 다다라 안 그래도 힘든 지역건설업계는 전례 없는 생존 위기를 겪은 한해였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SOC 예산이 올해보다 10% 이상 감축할 것으로 예측되며 내년 건설투자가 또 한 번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다는 ‘잿빛’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연구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 2018년 -4.6%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도 -1.7%를 기록했다가 2020년 1.5%로 반등했다. 하지만 2021년 다시 -1.6%로 고꾸라졌고, 올해 -3.0%를 거쳐 내년에는 -0.4%에서 0.4% 정도로 그칠 것이란 암울한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러 흐름으로 볼 때 건설산업과 지역건설업계에게 2023년은 대전환을 대비해야 할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국제정세와 글로벌 경기위기의 진원지가 다양하다 보니 내년이 올해보다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우리나라도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속 기업들의 투자부진과 역대급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설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질 것이고 지역건설업계의 역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먼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건설인들은 과거 열사의 땅에서 땀과 열정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초석을 놓은 저력이 있다. 작금의 위기도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힘을 합쳐 극복한다면 건설산업이 국내 경제 회복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어떻게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규제를 풀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둔 과감한 정책을 펼쳐 주었으면 한다.

 인플레이션이 주는 압박감과 체감도는 중산층과 서민이 훨씬 크다. 서민 일자리와 내수경제 활성화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건설산업의 예산을 증액하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도모하여 건설산업의 성장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으로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는 긴 호흡 속에 지혜로운 토끼처럼 화복의 조짐을 미리 헤아려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윤방섭<대한건설협회전라북도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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