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의 ‘유연한 함께’
문화예술교육의 ‘유연한 함께’
  •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 승인 2022.12.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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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최근 지역 문화자치 역량강화라는 새로운 정책 트랜드에 발맞춰, 문화예술교육 역시 중앙과 광역을 넘어 기초지역의 거점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적 협치의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비대면을 넘어 디지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의 개발, 환경문제에 대한 예술교육적 접근, 문화예술교육 치유 프로그램 개발 등, 예술교육이 타 영역과의 접목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과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북의 경우 광역문화재단인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인 전주문화재단, 완주문화재단(복합문화지구 누에), 부안문화재단이 협력하여 전라북도의 가장 큰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을 주제로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연구·개발 과제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창의예술교육 랩’ 지원사업으로, 전라북도 내의 광역과 기초문화재단이 ‘유연한 함께’를 통해 지역자원과 인프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과 예술을 접목함으로써 우리지역에 필요한 예술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보급을 시도하는 프로젝트이다.

특히 전주문화재단의 경우, 문화예술교육의 치유 효과를 의료 기술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참여자의 객관적인 신뢰도를 높이고 더욱 다양한 대상에게 프로그램을 보급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했다. 원예치유사, 치유농업사 등 농업을 통한 치유 효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해 낸 선행 이론들과 프로그램 개발 사례를 바탕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한 참여자는 60대 이상 신중년 그룹과 정신장애인 그룹으로,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2개 그룹에 대한 대상 연구를 각각 진행했다. 그 중 신중년 그룹에서 검증하고자 했던 효과는 노년기의 심리적 안녕을 의미하는 ‘자아통합감’, 즉 자신의 일생을 후회 없이 수용하고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가에 대한 지표이다. 또 정신장애인 그룹의 프로그램은 사회재활 훈련을 통해 손상된 기능 회복에 목적을 둔 사회 복귀시설의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되었는데, 정신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재활 서비스의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자기 결정성’의 향상이 중요하다는 박병선(2022, 정신장애인의 기본심리욕구와 재활성과에 관한 연구)의 연구결과를 참고했다.

대상별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각각 8회차씩 진행되었으며, 프로그램 전?후로 뇌파?맥파 검사 및 설문을 총 두 차례 진행함으로써 각각의 그룹에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었는지를 검증했다. 결과적으로 신중년 그룹에서는 긍정적인 수치의 변화가 나타났고, 장애인 그룹에서는 개인의 장애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결과치가 나타났다.

이번 실험의 의미는 단번에 가시적인 상승효과가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의료과학이라는 새로운 영역과의 접목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신뢰도와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는 데에 있다. 의료뿐만 아니라 환경, 농업,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과 융합은 문화예술교육의 실천방식을 더욱 다양하게 하고, 질적으로 살찌우는 실험이 될 것이다. 단순히 장르 간의 협업이 아니라, 광역과 기초의 협력, 예술과 기술의 협력, 기획자와 연구자의 협력, 현장과 행정의 협력 등 다양한 협력과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자치를 도모하고 시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김주희<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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