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발병률 세계 1위…헬리코박터균이란
위암 발병률 세계 1위…헬리코박터균이란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12.13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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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은 세계 1위로 인구 10만명을 기준, 한 해 발생하는 위암 환자수가 미국의 10배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암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원인으로 헬리코박터균을 들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서승영 교수의 일문일답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알아본다.

 ■ 헬리코박터균은 무엇인가요?

 헬리코박터균은 사람의 위 점막에 기생하는 그람 음성 나선균으로 정확한 명칭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입니다. 감염 초기에는 주로 위의 아랫부분인 전정부에 있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유지되면 위의 각부 및 체부 쪽으로 감염 부위가 점점 확산 됩니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90년대에는 70% 정도의 높은 감염률을 보였으며 이후 감소 추세였으나 최근에는 약 50% 정도로 여전히 높은 감염률을 보이며 특히 40대 이후의 경우 60% 이상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은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도시에서 생수나 끓인 물을 먹는 경우에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어떤 질환이 발생할 수 있나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단순 급성 및 만성 위염부터 소화성 궤양 및 위암까지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만성 활동성 위염을 일으키며, 위/십이지장 궤양과 같은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국내의 경우 위 궤양 환자의 약 60-80%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며, 십이지장 궤양은 경우는 약 90%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면 소화성 궤양의 재발률이 현저하게 감소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위암, 위 MALT 림프종과 같은 악성 질환과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기능성 소화불량증, 원인 미상의 철분 결핍성 빈혈,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등 양성 질환의 발생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모든 환자에서 위암과 같은 악성 질환이 발생하나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앞서 말씀드린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소화성 궤양의 경우 감염된 환자의 약 10-15% 정도에서 발생하며,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악성질환인 위암의 경우 약 1% 미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있나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증상이 있더라고 헬리코박터균감염을 시사하는 특별한 증상이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흑색변, 토혈과 같은 위장관출혈을 시사하는 증상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속쓰림, 원인미상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상부위장관내시경검사를 통한 원인 질환 감별 및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해야 합니다.

 ■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면 위암이 치유될 수 있나요?

 위/십이지장궤양과 같은 소화성 궤양이나 위 MALT 림프종의 경우 제균 치료를 하면 완치 될 수 있지만, 이미 발생한 위암의 경우에는 치료 효과는 없습니다. 다만,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적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경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재발률이 현저히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만성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의 경우에도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하면 장기간에 걸쳐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보고 되고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은 어떻게 감염되나요?

 아직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사람의 입이나 분변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사람의 배우자나 자녀에게서 월등히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특히 어린시절, 즉 유아기 때 주된 감염이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 위는 위산을 분비해 살균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헬리코박터균은 살균이 되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세균이 위 안에 들어오면 위산의 강한 산성으로 인해 생존할 수 없지만, 헬리코박터균은 다른 균과는 다르게 요소분해효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요소를 분해하여 알칼리성인 암모니아를 생성해 헬리코박터균 주위를 중성에 가깝게 만들어 위 내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은 어떻게 검사하나요?

 헬리코박터균은 내시경을 이용해 진단하는 방법과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검사 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내시경을 이용하는 방법과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을 이용하는 방법은 신속요소분해효소검사, 조직검사, 균배양 검사가 있으며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 방법은 요소호기검사, 혈청항체검사, 대변항원검사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검사도 100% 정확한 것은 아니므로 검사 결과의 판단 및 치료 등에 관해서는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는 언제 하나요?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된다면 치료하는게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는 환자가 소화성 궤양이나 위 MALT 림프종,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반드시 제균 치료가 필요합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만으로도 소화성 궤양의 재발을 억제할 수 있으며, 위 MALT 림프종의 경우는 약 60-80%에서 완치가 가능합니다. 또한 조기 위암에 대한 내시경 치료 후 제균 치료를 하면, 위의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생하는 빈도를 약 3분의 1 정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 다른 경우에는 제균 치료를 하면 안 되나요?

 이 외에도 위암의 직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 만성 특발 혈소판 감소증이 있는 경우도 제균 치료가 추천됩니다.

 최근에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는 경우나 기능성 소화불량증 있는 경우에도 일부 환자에서 제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물론 환자분이 제균 치료를 강력히 원하는 경우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아직 국내에서 보험급여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일반적으로 위산 분비억제제와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병용 투약하여 치료를 합니다. 과거에는 1차 제균 치료로 위산분비 억제제와 아목시실린 및 클라리스로마이신 항생제, 이렇게 세가지 약물을 아침, 저녁 하루 2회로 7일에서 14일간 복용하는 것이 권고되었으나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률이 증가하여 14일 복용 하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 2주 동안 약을 복용하는 것은 너무 오래 복용하는거 같아요. 기간을 줄일 수는 없나요?

 앞서 말씀드린 위산 분비억제제와 아목시실린 및 클라리스로마이신 항생제 외 메트로니다졸이라는 항생제를 더 추가하여 복용하는 경우에는 10일 치료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생제 내성검사를 시행하여 내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세가지 약제 복용 7일 치료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하셔야 할 점은 약제를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복용을 건너뛰거나 중단하면 제균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후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을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에 실패한 경우나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헬리코박터균 전문가에게서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 제균 치료 시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제균 치료시 부작용은 약을 먹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설사, 무른변입니다. 1또한 음식 맛이 이상하거나 쓴맛, 금속 같은 맛이 느껴지는 미각 이상이 발생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가급적 약을 중단하지 말고 끝까지 복용하는게 좋습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약 2-5% 정도에서는 혈변이나 심한 설사, 발진/두드러기 등의 피부 병변 발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균약 복용 전 의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적절한 약제 선택을 위한 전문가 상의가 필요합니다.

 

 ◆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서승영 교수 “헬리코박터균 감염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제균 치료 받아야”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소화성 궤양과 같은 양성 질환 뿐만 아니라 위암과 같은 악성 질환의 발생에도 연관되어 WHO에서 위암 발암인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국내외 여러 나라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는 경우 모든 환자에서 제균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소화성 궤양, 조기 위암의 내시경 치료를 받은 경우, 위 MALT 림프종 환자에서는 반드시 제균치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해서는 가까운 병원의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진단 및 제균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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