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교원 마음 상처 입힌 교원평가, 실효성 부분에 교사들 고개 저어
12년간 교원 마음 상처 입힌 교원평가, 실효성 부분에 교사들 고개 저어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2.12.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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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학생들의 교원평가 내용에 상처를 받은 게 여전히 잊히지 않죠”

학생들이 교사를 익명으로 평가하는 교원역량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에서 도내 교원들 역시 성희롱 및 민원 등 악의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세종시의 한 고교생이 SNS에서 교원평가에 성희롱 내용이 담긴 덧글 등을 올려 공론화된 가운데, 교원평가 제도의 실효성도 의심받는 상황이다.

교원평가는 2010년부터 유·초·중·고에서 매년 실시하며, 교원들의 학습·지도 등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익명으로 객관식·서술식 평가를 통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부모는 초등학교 1~3학년생,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생~고등학교 3학년생이 참여한다.

중학교에 근무하는 A교사는 “첫 교원평가를 읽은 뒤에 자괴감과 절망감이 들어 그 뒤로 읽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평가보다는 서운했던점을 적거나, 학부모님들의 민원을 서술형에 쓰는 경우도 많았다”고 답했다. B씨는 “학생들의 평가에 진지함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라고 덧붙였다.

의견 수렴을 위해 자체적인 면담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 교장 C씨는 “이전 시골학교에 근무할때는 교원평가와 별개로 일대일로 학생들을 전부 면담해 이야기를 듣고, 그 피드백을 같이 토의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라며 “다만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난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전북교사노조는 교원평가 제도에 대해 교육부가 특정 단어 등에 필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재석 위원장은 “지난 6일 교육부가 필터링 강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게임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덧글 등의 사례를 보면 금세 무력화될 것”이라며 “서술형 답변 제도를 유지한다면 인력을 고용해서 모니터링을 하는게 그나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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