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전라북도 사투리
정겨운 전라북도 사투리
  • 안도 문학평론가
  • 승인 2022.11.20 14: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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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문학 평론가
안도 문학 평론가

독자여러분! 오늘은 퀴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다음은 표준말로 무슨 뜻일까요?

① ‘마룽’에 앉아 옛 친구를 생각했다. ② 물을 ‘어크렀다고’다고 엄마에게 혼났다. ③ 오늘 아침은 유달리 힘이 ‘팽겼다’ ④ 너는 내가 ‘맨맛허냐?’⑤ 그만 만나면 나를 ‘지버깐다.’ 정답은 마루, 엎지르다, 지치다, 만만하다, 꼬집다.입니다. 몇 개나 정확하게 맞추셨나요?

요즈음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전라도 방언은 전남지방의 방언입니다. 우리 전북도민들조차도 대부분 전남북 방언 구분은 물론 전북 방언이 따로 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전북대 이태영 국문학과 교수의 ‘전북 방언과 전남 방언의 차이’에 따르면 전남 방언은 센 느낌이 강하며 반면, 전북 방언은 부드러워 전남보다는 충남과 더 가깝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전북 방언은 된소리가 별로 없고, ‘겁~나게’ 등처럼 늘여 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은 나라가 커서 인종의 용광로라고 한다면 서울은 전국 8도 사람들의 용광로 축소판입니다. 경기, 충청, 강원, 경상, 전라, 제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이 모여 작은 사회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구성원들 때문에, 서울은 전국 각지의 사투리들로 시끌벅적합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타지방의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영남은 문경세재인 조령의 남쪽이란 뜻으로 경상남북도를 일컫는 말이며 영동과 영서는 대관령을 기점으로 동쪽을 영동, 서쪽을 영서라 하며 영동 지방은 다른 말로 관동(關東) 지방이라고도 합니다.

호남(湖南)은 금강의 옛 이름이 호강(湖江)이었으므로 호(湖)의 남쪽 즉 금강(錦江) 이남 지역을 가리킵니다. 호남은 원래 공주, 부여 등 충청도 일부와 전라도 지방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고려를 건국한 왕건이 “금강 이남 사람을 등용하지 말라”고 한 그 경계와 같습니다. 참고로 호서(湖西)는 충청도를, 기호(畿湖)는 경기도와 황해도 남부 일부, 그리고 충남의 금강 이북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에 이르러 호남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북도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금강의 남쪽 지역인 공주, 부여 등 충남 일부 지역은 호남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길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중심으로 사투리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을 풀어보려 합니다.

2018년은 전라도 개도(開道) 천년의 해로 전북지역의 전통과 문화적 역량을 대외에 알리기 위한 방언사전의 발간 필요성이 제안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북도가 ‘전북 몫 찾기’에 나선 가운데 전북 방언사전 편찬사업을 추진하여 2019년 7월 31일 <전라북도 방언사전>을 편찬했습니다.

김치는 ‘뿌랑구(뿌리)’가 맛있어. 안하던 일을 했더니 좀 되구만(힘들다). 모초럼 괴기(고기)반찬 먹었네. 매겁시(괜히) 화가난다. 걱정하지마→ 걱정 붙드러 메드라고. 껄덕대지 마→ 귀찮게 하지마. 마음이 짠하네→ 마음이 아프네. 엔간치히여→어지간히 해. 바꾸→바퀴.....

사투리는 그 지역 사람들이 살아온 자취와 흔적이며 다양한 삶의 사연은 물론 세월의 위엄이 새겨진 역사의 나이테 인만큼 지역 문화와 지역 정체성이 녹아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사투리는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대체 불가능한 천연자원으로 지역민이 나서 지역 언어의 권리를 찾고 지역사랑 및 지역 정체성을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안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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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사투리 2023-07-04 20:45:00
전북 사투리 좋아요. 우리말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