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예술교육, 일상이 될 ‘지도’
전주문화예술교육, 일상이 될 ‘지도’
  •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 승인 2022.1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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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전주문화재단은 3년에 걸쳐, 문화예술교육 자원지도 제작을 위한 정보들을 수집해 왔다. 예술교육에 필요한 요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었고, 가장 현실적이고 가시적으로 예술교육의 현장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는 ‘공간’이었다. 마지막 3년차인 올해는 사람과 공간이 내포하고 있는 ‘콘텐츠’를 구체화 하는 막바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전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원지도는 지도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슈를 모으고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로 확장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두고 있다. 즉, 단편적으로 얻어지는 정보를 목록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교육하는 예술가 양성, 예술교육 기획자 발굴, 비문화예술교육 공간의 문화예술교육 공간화, 생활권 예술교육 콘텐츠 개발, 수요자와 공급자 간 매개를 위한 매뉴얼 개발 등의 사업 정보들이 축적되는 것이다.

단순히 지도상에 정보를 입력하고 서비스하는 차원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의 거점 조직에서 해야 할 역할과 지역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체화 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한 사례 중 하나로 ‘전주 문화예술교육 반상회(이하 반상회)’ 프로젝트는 생활권 문화예술교육 개발을 위해 시작되었다. 예술가가 예술교육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지역 예술교육 네트워크로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예술인 간 협력을 통한 예술교육 프로젝트를 기획하도록 것이다. 특히, ‘생활권 예술교육’에서 주민의 생활권뿐만 아니라 예술인의 생활권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동네 안에서 자연스럽고 지속적인 예술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리고 올해 반상회의 중요한 실험과제는 공모, 정산, 평가라는 세 가지 장치 없이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가능한가에 대한 것이었다. 공적 예산이 공공의 이익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행정의 입장에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일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실험과 노력 끝에 만들어진 올해의 프로그램들은 작년에 비해 올해는 확실히 커리큘럼에 집중한 학습형 예술교육보다는 경험하고 참여하는 예술교육으로 변화된 모습들이 보였고, 예술창작과 예술교육의 경계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시도들도 있었다. 즉, 공모사업의 맹점을 조금만 보완하면 예술교육은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 이외에도 더 많은 모양과 색깔과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올해 전주의 프로젝트는 본인들을 서브 컬처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지역 예술인들의 플리마켓, 동네 책방이 힙-한 젊은이들과 이방인이 아닌 주민들의 왕래를 통해 문턱을 낮추는 프로젝트, 동네와 동네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뮤지션들의 프로젝트 등 7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만난 예술인들, 공간들, 프로그램들 역시 자원지도의 몇몇 페이지들을 채우게 될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가가 교육의 방법론적인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주제로 접근하고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원지도는 결국 예술가 자신이 주체가 되어 본인의 동네에서 본인의 작업을 그 동네에 맞는 예술교육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되었으면 한다. 전주의 문화예술교육 자원지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듬어지고 더해지고, 이야기를 담아내는 지도가 되어서 자원들이 지도 위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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