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호 狐 빌릴 가 假 호랑이 호 虎 위엄 위 威
다른 사람의 권세를 이용하여 위세를 부린다.
중국 초나라 선왕 때 소해휼이란 유명한 재상이 있었습니다. 그는 능력이 뛰어나 초나라의 정치와 군사를 장악하여 실권을 차지했습니다. 그러자 북방의 여러 나라들은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선왕이 여러 신하들을 불러놓고 물었습니다.
“북쪽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 재상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그 말이 사실이오?”
그러나 신하들은 누구하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잘못 이야기 했다가 선왕의 분노를 살까 두려웠습니다.
그때 신하들 속에서 강을이란 사람이 나와서 말했습니다. 강을은 위나라 사람으로 소해휼을 견제하기 위해서 선왕이 등용한 인물이었습니다.
“전하,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한 나라의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면 어찌하여 그런 말이 나에게까지 들리는 것이오?”
강을은 머리를 조아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선왕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깊은 산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배가 고픈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가 때마침 여우 한 마리를 붙잡았습니다.
‘이제야 맛있는 고기를 먹게 되었구나!’
호랑이가 입을 쩍 벌려 먹으려고 하자 갑자기 여우가 호랑이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감히 호랑이 따위가 숲속의 왕인 나를 잡아먹으려 하다니 무엄하구나! 천제께서 나를 모든 짐승의 우두머리로 삼았다. 지금 나를 잡아먹으면 천제의 명을 어기어 천벌을 받을 것이다.’
‘뭐, 숲속의 왕은 난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이놈이 지금 정신이 나갔구나.’
호랑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직접 보여 주겠다. 못 믿거든 나를 따라와 보거라. 나를 보고 무서워서 달아나지 않는 짐승은 없을 것이다.’
여우는 당당하게 호랑이의 앞을 걸어가며 말했습니다.
‘좋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한입에 삼켜 버리겠다.’
호랑이는 가소로워 여우의 뒤를 따라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온갖 짐승들이 여우를 보자마자 벌벌 떨며 무섭게 달아났습니다. 호랑이는 자기가 두려워 달아나는 줄도 모르고 여우가 두려워 달아나는 줄 알았습니다.”
선왕은 강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물었습니다.
“지금 호랑이와 여우가 어떻다는 것이며 그게 무슨 뜻이오.”
강을이 말했습니다.
“지금 전하께서는 국토가 사방 오천리나 되는 땅과 백만이나 되는 막강한 군대를 소해휼 한 사람에게 맡겨 두고 계십니다. 지금 북쪽의 모든 나라들은 소해휼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조금 전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십시오. 짐승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여우가 아니라 호랑이 때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방의 여러 나라가 두려워하는 것은 전하의 무장한 군대를 무서워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강을은 북쪽의 여러 나라가 두려워하는 것은 소해휼이 아니라 선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의구심을 풀어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호가호위는 강을이 선왕에게 들려준 여우의 우화에서 나온 유래로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는 것처럼 남의 권세를 이용하여 위세를 부리는 것을 말합니다.
■ 일취월장(日就月將) 논술 실력을 다져요.
●북쪽의 모든 나라들이 소해휼을 두려워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온갖 짐승들은 왜 여우를 보고 달아났을까요?
●호가호위(狐假虎威)의 글자를 풀이해 보고 뜻을 설명해 보세요.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 :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너의 행동은 선생님을 믿고 호가호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여우의 허세에 대하여 비판하여 보세요.
●글의 뜻을 파악한 후 주제를 정하여 의견을 글로 써 보아요. (600자 내외)
① 서론(문제제기) ② 본론(문제의 이유나 원인→ 제시문 분석→실천 방안이나 문제해결 방안) ③ 결론의 순서로 써보세요.
■ 실천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예요.
우리 주위에는 부모님의 힘을 믿고 잘 못 된 행동을 하여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일을 흔히 봅니다. 자신에 대한 자만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입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권력이 있는 사람의 주변에는 이를 이용하여 힘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청나라의 화신이라는 사람은 황제인 건륭제의 총애를 받아 32세의 어린나이에 호부상서가 되고 국고를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뇌물을 받고 죄를 사면하여 주는 방법으로 많은 재산을 모았습니다. 또한 자신의 아들을 건륭제의 딸과 결혼시켜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습니다. 그러나 건륭제가 죽자 그는 부정부패의 죄목으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나에 대해 너무 허세를 부리는 것도 다른 사람을 의지하여 허세를 부리는 것도 모두 부끄러운 행동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높여주는 떳떳한 사람입니다.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