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철 열두 번째 개인전·출판기념회 개최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
허성철 열두 번째 개인전·출판기념회 개최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11.1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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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 30x120cm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 30x120cm

 허성철 작가가 15일부터 25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를 주제로 열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칠실팔려안의 ‘칠실’은 옻칠을 한 캄캄한 방, ‘파려’는 유리, ‘안’은 눈을 말한다. 즉, 렌즈가 장착된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카메라다. 그렇게 카메라는 작가에게 평생의 벗이자 존재의 이유가 되었다. 그 또한 60번 째의 해맞이까지 카메라를 만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4) 70x180cm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4) 70x180cm

 이번 전시는 허 작가가 지나온 사진 여정을 일단락 짓는 의미를 갖고 있다. 물론, 매듭이 아닌 다시금 시작이다. 삶이라는 것이 열심히도 살았던 지난 시간을 정리를 해두어야만, 새롭게 시작하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작가는 지난 2000년 아이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담아 생활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첫 개인전 ‘가족’을 열었던 이후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현상과 지역사회의 흔적을 바라보면서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왔다.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0) 120x120cm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0) 120x120cm

 이후에는 사진과 그림이 혼합된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라 명명한 작업을 통해 사진이면서 회화이고, 회화이면서 사진인 작업을 지속해왔다. 카메라를 ‘표현의 도구’가 아닌 ‘창작의 도구’로 이용하고자 한 것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 만족한다면 허성철이 아니다. 그는 한지가 재현해내는 독특한 발색에 관심을 두고, 2014년부터는 10여 차례에 이르는 전시에서 전주한지에 작품을 출력하는 등 실험을 계속해왔다.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9) 120x120cm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9) 120x120cm

 이번 전시에서 허 작가는 19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모든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작품은 역시 한지에 출력했다.

 더불어 작가는 카메라와 얽힌 삶의 흔적을 동명의 책으로 담았다. ‘칠실파려안’의 각 권은 ‘전주를 기록하다’, ‘나를 펼쳐 보이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47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이다. 과거의 흔적 없이 오늘이 없듯, 자신보다 앞서 카메라를 만졌던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성을 다해 해석해 정리했다.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5) 120x120cm
2022-11. 희망을 품다Shooting hope (15) 120x120cm

 허 작가는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 숨 쉬는 것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수많은 사람과 얽히고설킨 인연에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주어지는 시간, 인생의 빚을 갚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메라와 엮인 모든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아보니 서운하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낼 만큼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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