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이 존중받는 나라
농어민이 존중받는 나라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2.11.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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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국회의원<br>
이원택 국회의원

윤석열 정부 집권 6개월만에 대한민국의 국격이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인사참사, 외교참사를 넘어 156명의 꽃다운 청춘들이 유명을 달리한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색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농정은 어떠한가.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위한 생명산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인 농업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인식하며 방치했다. 지방소멸의 위기에 빠져있는 우리 농촌이 식량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민족 공동체의 터전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문화·의료·복지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오히려 농정예산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전체국가예산에서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9%에서 2026년 3.4%로 0.5% 감소하고, 같은 기간 정부 총지출 예산은 120조나 늘어나는데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은 그중 1%에 불과한 1.2조원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분야 예산안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내년도 전체 국가예산에서 농업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인 2.7%에 불과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대표적 민생 예산인 초등 돌봄간식지원사업, 임산부 친환경농산물지원사업을 포함, 수리시설개보수 사업, 배수개선사업, 농촌용수개발사업 등 우리 농업의 기반을 정비하고 농업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몇백억씩 삭감되는 등 올해 예산대비 10억원 이상 삭감된 사업이 무려 70개 사업 1조 699억원에 이른다. 분야별 재원 배분 방향도 밀, 콩 등 국내 주요 식량작물의 자급률 제고를 위한 생산·유통·소비 단계별 지원 확대보다는 수입선 다변화 지원 등에 맞춰져 있어 식량안보에 대한 농정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쌀 생산량이 3%이상 늘거나 쌀값이 5%이상 떨어지면 정부가 시장격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논타작물재배지원 사업 등 쌀생산조정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쌀값도 안정시키고 농가의 소득도 보장하는 양곡법 개정안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공산화법 운운하며 망언을 쏟아내고 있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날조하며 양곡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농업소득은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년간의 농가소득 추이를 보면 2000년 2,300만원에서, 2021년에는 4,775만원으로 농가소득은 20년만에 약 2배 상승했다. 그러나 농업소득은 2000년 1,080만원에서 2021년 1,296만원으로 20년간 고작 216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며, 같은 기간 농가부채는 2,020만원에서 3,659만원으로 81%나 증가했다.

우리 헌법은 농업인의 이익 보호를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농업인의 눈물과 희생이 함께하고 있다. 이제는 국가가 농업인의 희생에 보답하고 농업소득 향상을 위해 나서야 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이며, 농촌은 우리 민족 공동체의 터전입니다. 농업과 농촌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며, 식량안보 체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1월 11일 농업인의날 행사에 참석해 했던 발언중 일부다. 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해야 하는 농정의 핵심적 가치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빼빼로데이’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생명산업이자 민족공동체의 터전인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있는 그리고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농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적어도 11월 11일 농업인의날 하루쯤은 표현해 보면 어떨까.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라고.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요원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농어민이 존중받는 나라. 농업·농촌이 기본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겠노라고.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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