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허물이 보물이에요 -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로 키우기
매미허물이 보물이에요 -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로 키우기
  • 이길남 하서초등학교 교장
  • 승인 2022.10.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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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만난 유치원 어린이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원장 선생님, 하이 파이브!”

“그래 반갑다. 하이 파이브!”

오른손을 들어 올린 아이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나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요. 원장 선생님이 주신 구피가 새끼 났어요.”

“정말? 밥 먹고 유치원 어항 보러 같이 가볼까?”

신이 나서 앞장서는 아이들 뒤를 따라가 어항 속을 들여다보니 정말 아주 조그만 구피 새끼 한 마리가 보인다. 아침에는 여러 마리 있었는데 지금은 돌 틈에 숨어 있나보다 하며 한바탕 소란스럽다.

유치원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나눠준 구피들이 제 몫을 단단히 하는 참이다.

아이들은 구피를 들여다보고 가까이하면서 저절로 생명의 소중함,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갈 것이다.

매미가 한창 울어대던 무덥던 여름날 학교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에 아이들 몇이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가운데에 매미허물이 있었다.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좀 징그럽다 싶었는데 한 남자 어린이가 그것을 들어 올려 미리 가져온 통에 조심스럽게 담는다.

“이건 제꺼고요. 우리는 매미허물 모으는 것이 취미예요. 매미허물 가져갈 순서도 다 정해놓았고요” 라고 하며 해맑게 웃는다.

행복해하는 아이와 그 친구들을 보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매미를 찾아다니고 매미허물을 보물처럼 모았던 기억을 해낼 것이고 아마도 자연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려고 애쓰는 어른으로 성장해갈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한다. 좋은 나무와 꽃을 심고 잘 가꾸면 학생들이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작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나눌 줄 아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해갈 것이다.

 

이길남 하서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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