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가능성에 금융으로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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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 승인 2022.10.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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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이탈리아 출신인 아마데오 피터 지아니니가 설립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해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에서 시작됐다.

1906년 4월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사람들의 생계는 흔들렸고 도시 재건에도 돈이 많이 들었지만 당시 잿더미 속 철제 금고를 식히는 데만도 몇 주가 걸리는데다 샌프란시스코의 은행들은 가을까지 문을 열 수 없다며 돈을 풀지 않았다.

그때 지진 발생 4일 만에 지아니니는 미리 챙겨둔 은행 예금 1만 달러로 배럴통 두 개를 책상 삼아 간이 은행을 열고 고객들에게 소액대출을 제공하며 도시 재건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는데 이후 빌려준 돈들은 잘 상환됐을 뿐만 아니라 그해 12월 은행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은행의 자산은 두 배로 늘어 있었다.

20세기 초 당시 은행들은 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전유물에 불과했다. 물론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은 있었지만 대부분 고리대금업자였고 월 대출이자는 20%에 달했다. 그러나 지아니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서민 은행을 표방하며 서민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낮은 대출 금리로 돈을 빌려주며, 낮 시간에 은행을 찾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저녁에도 문을 열었다. 이 외에도 지아니니의 여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오늘날 금융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10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서민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고, 고물가, 고금리에 허덕이며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가계살림은 팍팍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은행은 ‘Weath Management(WM)’라는 부의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부의 관리란 결국 ‘어떻게 하면 부를 더 늘릴 수 있나’의 문제지만, 많은 중·서민들은 ‘부(富)’보다는 ‘부채(debt)’에 노출된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채 관리는 누가 해줄 것이며, 서민들의 숨통을 틔게 해 줄 순환과 분배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이에 대한 고민은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으로 이어졌고, 우리 전북은행 또한 정부 정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포용적 금융을 준비하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특히 타 은행들이 취급을 꺼려하는 중·저신용자와 외국인 등을 위한 서민금융 대출 비중이 가계대출의 84.1%에 달하며 서민금융지원 누적 취급액은 최근 4년간 총 2조1,559억원에 달한다.

또한 전주 따뜻한 금융 클리닉 센터를 중심으로 고객의 상환의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20%대의 고금리에서 10%대 중금리로 전환시켜 금리 절벽을 해소하고 이를 통한 원금 상환이 이뤄지도록 유도해 신용 등급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이처럼 중·서민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는 ‘부채관리 서비스’는 대출상담, 대환대출, 지속적 부채관리 등 고객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통해 신용 등급이 상승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인하 요구권의 선제적 적용까지 서민금융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은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신용등급 같은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고객의 미래 가치와 가능성에 금융으로 답을 해야 한다. 100여년 전 지아니니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도 은행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인생의 새로운 봄날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철<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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