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말을 생활화하여 인격을 높여보자
자랑스러운 우리말을 생활화하여 인격을 높여보자
  • 장선일 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 승인 2022.10.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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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인지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 인간은 지역과 인종에 따라 각기 다른 인지 언어를 사용하는데, 지구상에는 약 6천8백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는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창제하여 반포한 훈민정음을 바탕으로 과학적 체계성을 갖춘 소리 언어인 한국어(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2021년 에스놀로그(Ethnologue)의 데이터에 따르면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지구인은 약 8천200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한글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소설 대지를 쓴 작가 펄벅은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훌륭한 문자’라고 했고, 베르네 사세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수는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라고 했으며, 프릿츠 포스 네덜란드 언어학자는 ‘한국인들은 가장 좋은 알파벳을 발명했다’라고 극찬을 했다.

이렇게 극찬받는 이유는 세계의 모든 언어 중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약 8천8백 정도로 소리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한글은 중국어는 400여개, 일본어는 300여개임을 고려해 볼 때 지구상의 모든 소리를 담아낼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이고 표현력이 뛰어나 세계의 언어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글은 자랑스런 우리만의 자산인 것이다. 이렇게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1997년에 훈민정음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여기에 한글의 우수성을 활용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여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음악이 세계적으로 빛나게 알려지면서 K-문화가 형성되어 국위를 선양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한글날을 계기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 말과 글의 품격을 높여 세계의 언어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유엔(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이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XX들이 승인안 해주면 XXXX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 사실이 공개되면서 10여 일이 지난 지금에도 그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그 당시 곧바로 사과했으면 될 것을 대통령 비서실에서 변명한 XXXX가 아니고 날리면으로 해명했고, 여당의 국회의원들은 ‘말리며’ 또는 ‘발리면’으로 재해석하면서 구차한 변명을 하는 바람에 온 국민을 대상으로 듣기 시험을 보게 한 셈이 되어 버렸다. 더욱더 큰 문제는 여당이 국민의 입인 언론을 질타하고 협박하고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세계의 언론들이 이를 조롱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사태를 잘 파악하고 진실을 밝혀 사과하는 것이 국민을 덜 부끄럽게 하는 것이고 떨어진 국격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의사소통으로 사용하는 말은 지위와 상황 그리고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데, 우리는 이번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과 같이 품격에 맞지 않은 말을 했을 때 돌아오는 손해는 막대하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좀 더 신중한 말을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필자는 이번 한글날을 계기로 나 자신부터 모든 국민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우리말의 표현력을 활용하여 일상생활에서부터 특별한 활동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적당한 품격 높은 말을 생활화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문득,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이라는 책의 대표적인 글귀가 떠오른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채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그렇다. 말이 쌓이고 쌓이면 말한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 주기 때문에 우리는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한다. ‘삶의 지혜는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말하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에 말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격에 맞게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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