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파동과 입자
빛의 파동과 입자
  • 김동수 시인
  • 승인 2022.10.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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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br>
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

인류는 오래전부터 빛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을 품어왔다. 빛이 에너지의 파동(波動)인가? 아니면 작은 에너지 덩어리의 입자(粒子)들인가? 이에 대한 의문과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호이겐스는 빛이 공기 중의 어떤 특별한 매질을 통해 진행하는 파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턴(Newton)은 ‘빛이 직선으로 나아가는 수많은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는 입자’라 주장했다.

빛이 소리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일까? 아니면 그 속에 어떤 질량이 들어 있는 입자들일까? 그러던 1801년, 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의 ‘이중슬릿실험‘이 빛의 파동설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슬릿(slit)이란 ‘길다란 구멍’이란 뜻으로 빛의 파동성과 입자성을 구분하는 실험으로, 구멍이 두개 있어 ‘이중슬릿실험’이라 한다.

구멍이 길게 두 개 뚫린 판자 뒤에 판자벽 스크린을 하나 더 설치해 놓고, 이중 슬릿을 향해 빛을 쏴 보았다. 그런데 벽 뒤에 있는 스크린에 나타나는 줄무늬는 두 줄이 아니라 물결처럼 여러 개의 줄무늬가 나왔다. 빛이 입자라면 작은 구슬 같은 물체를 쏘았을 때처럼, 두 개의 줄무늬가 생겨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빛을 쏘아보니 여러 개의 줄무늬가 물결처럼 퍼져 나왔다. 이로써 빛의 입자설(粒子說)은 무너지게 되었다.

파동이 하나의 슬릿을 통과하면, 파동은 슬릿을 중심으로 동심원으로 퍼져 나간다. 그러나 두 개의 파동이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하면, 파동은 벽면에 부딪혀 회절하고, 회절한 파동의 꼭대기가 또 다른 파동의 바닥과 만나 여러 개의 간섭무늬를 만들며 퍼져 나간다.

서로의 진동을 약화(弱化)시키는 ‘상쇄간섭무늬’와 진동 방향이 같아 더욱 강한 진동을 만들어주는 ‘보강간섭무늬’의 파동이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파동의 ‘간섭 현상’이다.

서로 부딪치고 회절된 두 줄기의 빛이 서로 만나 ‘보강간섭’과 ‘상쇄 간섭’을 번갈아 일으키게 되면서 뒷면 스크린 벽에 수많은 점이 찍히게 된다. 이처럼, 두 개의 파동이 가지는 다양한 위상들이 만들어내는 무늬가 바로 이중 슬릿의 ‘간섭무늬’이고, 이 간섭무늬가 일반적 물결파와 정확하게 일치함으로써 ’빛은 파동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러한 ‘이중슬릿실험’은 빛이 입자(粒子)라고 믿고 있던 당대의 과학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슬릿 하나를 통과한 빛은 다른 입자들의 실험과 같이 슬릿 모양의 ‘한 줄 무늬’를 나타냈지만,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한 빛은 물결파의 파동과 같이 여러 개의 ‘간섭무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러던 1905년 아인슈타인이 ‘빛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수많은 빛의 알갱이(光子)들이 띄엄 띄엄 입자(양자量子)화 되어 있다는 ’광양자설‘을 내놓았다. 이어 아인슈타인은 특정한 파장의 빛을 금속에 일정 진동수 이상 쏘면 그 물질에서 전자(움직이는 에너지)가 튀어나온다는 ‘광전효과’현상을 발표하였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주파수(1초?동안?전류의?방향이?바뀌는?횟수)가 클수록 빛의 입자가 더 커져 빛이 흡수되지 않고 튕겨져 나간다고 하였다.(보라>빨강) 이로써 아인슈타인이 빛의 ‘입자성’을 또다시 설명해 주면서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빛이 파동의 상태일 때는 보이지 않게 공간에 퍼져 있지만, 빛(전자)에 주파수를 가속시키면 입자가 된다는 것이다. 빛이 파동만이 아닌 불연속적 에너지를 가진 알갱이, 즉 빛이 파동이면서, 상황에 따라 또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된다는 것이다.

에너지(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입자가 필수적이기에, 빛이나 전자파, 소리, 진동들도 입자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수많은 빛과 소리의 알갱이들이 사물을 비추고, 내 귀의 고막을 흔들고 있다. 빛도 소리도 양자화(量子化)되어 있기에, 세상의 어느 대상도 파동성과 입자성이라는 이중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하겠다.

김동수 <시인/전라정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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