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의 미래와 메타버시티(Metaversity)
대학교육의 미래와 메타버시티(Metaversity)
  •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9.21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코로나19는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은 “세계는 코로나 이전 시대인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인 A.C.(After Corona)로 구분된다”고 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연대표기는 ‘서기’이다. 서기는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누며 기원전을 B.C. 기원후를 A.D.로 표기하여 사용한다. 현재는 A.D. 2022년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A.D.의 D는 ‘디지털(Digital)’을 의미한다며 A.D.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은 급격하게 디지털화되었다. 대면수업은 온라인 수업과 같이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었다. 근무도 직장이 아니라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는 대신 온라인으로 쇼핑을 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우리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쇼크가 반복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이 가능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50년 이상 교육 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철학과 같은 인문학도 발전하였지만 오늘날 교실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이 정보를 얻는 방법은 두꺼운 백과사전 대신 인터넷과 검색 엔진에 의지하고 있다는 정도로 바뀌었다. 정보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욕구는 교과서 내용을 넘어서고 있지만 교육방식이나 물리적 교육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시작되면서 학교의 교육방식이 완전히 변했다. 대면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교실은 가상공간이 되었고, 선생님들은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대면수업을 통해 이루어지던 학생상담과 실기와 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면수업에서 축적한 교육적 노하우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 아이들의 학습격차는 더 커지게 되었다.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 컴퍼니(McKinsey&Company)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맞춘 학습방식을 적용한 첫 학년을 마쳤을 때 미국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수학은 5개월, 읽기는 4개월 뒤쳐졌다. 학습결손격차는 전반적으로 일정하지 않았지만, 수학 학습은 흑인 학생이 다수인 학교는 평균 6개월, 저소득층 지역 학교는 7개월 뒤쳐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결손과 끝내지 못한 몇 달 치의 학습량이 바로 소득 상실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맥킨지 & 컴퍼니는 “현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대부분이 직장을 다니게 될 2040년까지, 팬데믹과 관련하여 완료하지 못한 학습으로 인한 잠재적 연간 GDP 손실은 1,280억~1,880억 달러(약 152조~222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교육 결손을 해결할 마지막 보루는 대학이다. 비대면 시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에 대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교육환경과 교육내용, 교육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비대면 학습 환경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교수학습방법은 적용하기가 어렵다. 기존의 교육방법인 교수의 일방적인 지식전달 방식은 반드시 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데 기존의 대학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온라인 강의에는 시공간의 유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개개인의 요구에 맞춘 맞춤교육이 가능하다.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교육을 병행하는 혼합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미래의 대학교육은 메타버시티(Metaversity : Meta와 University를 합성한 단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메타버시티에서는 다양한 실험과 전문가를 공간의 물리적 제약 없이, 다양한 상호작용 APP을 편리하게 강의로 연결하여 실감형 LIVE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전문실험실’을 강의실로 하고, ‘현장 전문가’와 여러 개의 원격지 강의실을 동시 연결해서 모바일을 활용한 학습을 할 수도 있다. 메타버시티에서는 국내외 대학생뿐만 초·중·고등학생, 직장인, 은퇴한 사람들까지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메타버시티에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평생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메타버시티가 구현되려면 통신속도가 5G나 6G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대학과 기업, 교육청, 지역 등이 메타버시티를 구축하는데 힘을 합쳐야 가능하다. 메타버시티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세상 안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도전과 체험적 실패를 경험하고, 능동적 주체자로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에는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세상과 게임이 맞물려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술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클라우드 등의 범용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새로운 취업의 문이 열리고 있다.

대학교육은 이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대학은 4차 산업혁명시대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전공기초능력을 바탕으로 한 융합역량과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의사소통 역량, 협업 역량, 문제해결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해야 한다.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