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 승인 2022.09.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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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김주희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문화예술교육은 크게 학교문화예술교육과 사회문화예술교육으로 구분된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예술강사 파견을 통해 교과연계,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교육, 동아리활동 등 학령기의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시행되는 예술교육이라면, 사회문화예술교육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을 거의 통틀어 이야기한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사회문화예술교육은 복지기관, 군부대, 교정시설, 직장, 지역아동센터, 농산어촌 등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학교와 사회의 양 갈래로 구분되어 왔던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지원사업의 지방이양이라는 큰 변화의 물결에 합류되었다. 중앙으로부터 지역으로 전달체계를 갖추어 내려왔던 사업들이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환경과 생태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학교와 사회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라 ‘지역’의 패러다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주는 전국에서도 선도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각적 실험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그 한 사례가 바로 ‘매개자 협력 학교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이다. 전주라는 ‘지역’의 맥락에서 학교와 사회는 각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 공존하고 있으며, 만성동의 부끄러움 많은 이호준 어린이도 1학년 9반 19번이 아닌 지역의 한 구성원으로 먼저 인지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학교 예술강사가 받는 시간당 4만3천원의 동일한 강사비만큼 학교문화예술교육도 커리큘럼을 통해 규격화된, 그래서 어느 학교나 비슷비슷해진 예술교육 때문에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을 예술교과의 ‘보조기능’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국비 지원을 받아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 있는 예술인과 활동가들을 통해,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는 매개자로 양성함으로써 새로운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디자인해보고자 한다.

관내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1개교로 총 5개 학교가 모델학교로 선정되었고, 예술인 3인이 매칭되어 교급별 매개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매개자는 학교의 담당교사와 사전 연구모임을 통해 학교의 환경과 예술교육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과 연계한 학교 맞춤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학교는 교과과정, 동아리 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 등과 같은 교육과정과의 연계, 그리고 학급단위 참여 또는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참여를 원하는 학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하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여 예술교육이 학교생활 안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적극적인 방식으로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한다.

지역의 문화자원들은 전주문화재단이 축적해 온 전주 문화예술교육의 사람?공간?콘텐츠 정보들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가공하는 연구 과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들은 올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모델학교 뿐만아니라 전주의 140여개 학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은 문화예술교육이 되지는 않도록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 학교의 수요가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주희<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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