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단식
소비단식
  •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 승인 2022.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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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감사와 결실의 계절 9월도 하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도 지나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을 앞두고 있어 논밭의 오곡백과가 추수를 기다리는 풍요의 계절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잠잠해질 듯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로 IMF 환란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도 9%에 육박하여 경제고통지수가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무역적자가 6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고 계속되는 금리 인상 등은 우리 서민들의 경제를 이중삼중으로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다 추석 이후에도 먹거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원유(原乳)의 가격이 오르면서 ‘밀크 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이야기하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은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데 서민들의 최 애 식품인 라면 가격도 인상 폭 10% 내외로 인상이 예고되었다.

 서민들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그야말로 고물가 시대, 이럴 때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소비를 줄이는 방법 중에 ‘소비 단식’이라는 말이 있다. 1년 정도 기간을 정해 의식주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소비 말고는 거의 돈을 쓰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 극단적 무소비 체험기는 ‘나는 빚을 다 갚았다’의 저자 미국의 애나 뉴얼 존스가 제안한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적은 ‘소비 단식 일기’라는 책이 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이너스 인생 청산을 위해 2년 동안 소비 단식을 결심하여 완주하였다고 한다. 결국 빚은 다 갚았고, 저축을 시작했다고도 한다. 그는 카드값에 충격을 받고 소비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노력이 하찮게 느껴져 원래의 소비행태로 되돌아가려는 요요현상도 있었고 빚투와 현타의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것으로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도 한다. 그는 한국사회의 소비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쇼핑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 구매 쇼핑 장애라는 증상이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질병 분류의 임시범주에 포함되어 있다는 말도 한다. 소비 단식을 실천하기 위한 저자의 몇 가지 제안을 소개해 본다. 먼저 소비단식일기를 쓰는 방법, 작은 것을 이루어 나가는 소확성의 실현, 우울할 때 스트레스 해소를 쇼핑으로 푸는 것도 소비 분석을 통해서 절제하는 방안. 잊고 있던 옷이나 생필품, 냉장고 안의 식품 정리, 결제를 어렵게 하여 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체크카드를 쓰거나 아예 모바일 결제 앱을 지우는 방안도 있다. 하루를 참으면 일주일을 참을 수 있다며 소비를 미루는 방법, 중간에 포기하지 말기 등을 말하고 있어 나름 실천해 봄직하다. 요즘 젊은 세대 중에서 월급의 80%를 무조건 저축한 후 남은 돈에 맞춰 생활한다며 이를 위해 가계부 쓰기를 하는 알뜰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가계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증가한 점이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가? “취업, 창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의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바랍니다.”지난 7월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수학연맹 필즈상을 받았던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 교수의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한 말이다. 그의 대학 생활은 자신의 표현처럼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며 무례와 혐오, 경쟁과 분열, 비교와 나태,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라며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반갑게 맞이하길 바란다는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대학 시절 고민 많았던 그가 열심히 노력하여 세계 최고의 반열에 들어 후배들에게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어렵고 힘든 현실에서 참고 견디며 노력한 결과일터 이 어려운 현실에서 그가 멋져 보인다.

 한류 즉 K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기술, IT, 문화, 예술, 방역, 방산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오징어 게임이 드라마 부문 아카데미상이라는 에미상 수상을 축하하며 결실의 계절 가을,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새털구름이 흩날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웃음 가득, 기쁨 가득한 평안한 하루하루로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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