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정성수 시인의 ‘암탉’
[초대시] 정성수 시인의 ‘암탉’
  • 정성수 시인
  • 승인 2022.09.13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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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탉’

 

 어둠 끝자락에 앉아서

 목이 길어 우는 당신이야 목청도 좋지만

 목이 짧아 죄가 많은 나는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홰를 치고 목을 뽑을 때마다

 온 동네가 일어나

 이 길 저 길 손을 잡고 환하게 열립니다

 

 단 한 번이라도 당신처럼 화려하게

 울어 보고 싶은 나는

 새벽하늘 한 귀퉁이를 열고 세상으로 나가

 

 당신이 주신 꽃씨 하나 심어 놓고

 화단 가를 맴도는

 당신의 꽃으로 피겠습니다

 

 

정성수 시인 / 전북문인협 회원
 

 *정성수 시인의 시집 ‘12지 자에서 해까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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