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
어둠 끝자락에 앉아서
목이 길어 우는 당신이야 목청도 좋지만
목이 짧아 죄가 많은 나는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홰를 치고 목을 뽑을 때마다
온 동네가 일어나
이 길 저 길 손을 잡고 환하게 열립니다
단 한 번이라도 당신처럼 화려하게
울어 보고 싶은 나는
새벽하늘 한 귀퉁이를 열고 세상으로 나가
당신이 주신 꽃씨 하나 심어 놓고
화단 가를 맴도는
당신의 꽃으로 피겠습니다
정성수 시인 / 전북문인협 회원
*정성수 시인의 시집 ‘12지 자에서 해까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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