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가위, 물길 들길 산길 사드락 사드락 걸어볼까
[추석] 한가위, 물길 들길 산길 사드락 사드락 걸어볼까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2.09.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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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걷기 여행을 떠나기 좋은 때가 또 있을까. 적당히 시원한 바람도 불고 햇살도 딱 알맞다.

추석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천리길 11개 노선을 찾아본다.

◆ 천년전주마실길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출발해 총 5시간을 걷는 코스다. 반나절 동안 백제부터 조선,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년 고도 전주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꽤 높은 능선의 남고산을 오르기 전 좁은목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솟아오른 바위로 자연의 산성을 연상케 하는 산길을 따라 만경대를 딛고 서면 멀리 내다보이는 전주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 군산 탁류길

근대역사박물관, 예술인의 거리, 초원사진관, 이성당 등 군산의 옛 자취를 따라 걷는 길로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 추천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의 국도복합영화관 건물과 (구)조선은행, 옛 세관에서 수탈의 시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걸으면서 근현대사까지 공부할 수 있는 셈이다.

◆ 익산 함라산 둘레길

비옥한 평야를 자랑하는 익산에서 유난히 우뚝 솟아 보이는 함라산을 훑는 함라산 둘레길은 삼부잣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스님을 도와주고 명당이라고 찍어 준 자리에 집을 지어 부자가 됐다는 재미있는 설화가 깃든 곳이다. 야생차나무 군락지를 지나 금강에 도착하면 유람선 황포돛배를 타고 하류에 내려앉은 환상적인 노을을 감상할 수도 있다.

◆ 익산 미륵산 둘레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미륵사지를 품은 역사성뿐 아니라 풍요로운 들과 시원한 가을 강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심미성까지 모두 갖췄다. 또한 드라마 <추노>와 영화 <최종병기 활>의촬영 장소로 유명한 구룡마을의 대나무 숲은 자연이 만들어 준 포토존이다.

◆ 정읍사 오솔길 2코스

문화광장에서 시작하는 정읍사 오솔길 2코스는 내장산의 풍경을 가장 오롯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특히 주요 지점인 내장산 단풍 생태공원은 가을철 명소다. 파란 하늘 아래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만드는 알록달록한 절경과 금은빛 억새밭에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 남원 교룡산 둘레길

국민관광단지이자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등 역사의 거친 흐름 속에서도 단단히 제 모습을 지키고 있는 교룡산의 둘레를 따라 걷는다. 최제우 선생이 동학의 교리를 세운 곳이며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왜적과 싸운 치열한 역사의 터이기도 하다. 남원시내와 가까운 편이기에 완주 후 광한루나 춘향테마파크를 둘러보면 더 알찬 여정이 된다.

◆ 김제 새만금 바람길

한국관광공사 선정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인 망해사는 특히 가을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바다 냄새 섞인 가을 바람을 맞으며 김제평야와 새만금간척지의 드넒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춤추는 억새를 따라 조용히 걸을 수 있어 홀로 걸으며 치열한 도시 생활에 지친 마음을 정돈하기 좋은 길이다.

◆ 완주 고종시 마실길

여정 동안 좌우로는 병풍 같은 산맥 풍경이, 위로는 감나뭇길 사이 청량한 하늘이 펼쳐지지만 시점인 위봉폭포가 있는 동상면은 완주에서도 높은 산이 첩첩하므로 마음을 굳게 먹는 것이 좋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위봉폭포에서 1km 가량 떨어진 위봉사를 둘러보고 출발해도 좋다. 백제 시대 세워진 사찰로, 국난 시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옮겨 모셨던 위봉산성도 인근에 있다.

◆ 장수 장안산 마실길

이 길은 바쁘고 지친 일상을 잊고 싶을 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장안산 1천237m 고지에 있어 오지 중에 오지로 손 꼽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방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햇살을 한껏 받은 계곡, 산천을 물들인 단풍, 은빛으로 춤추는 억새가 주는 힐링의 시간 덕분일 것이다.

◆ 순창 선비의 길

길 이름처럼 섬진강을 따라 유유자적 선비의 마음과 걸음으로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시점인 훈몽재는 조선시대 인종의 선생인 김인후가 지은 강학당으로 정철을 비롯한 조희문, 양자징, 변성온 등 당대의 학자들을 배출한 해동 유학의 산실이다. 이외에도 김병로 생가와 낙덕정 등 역사·문화적 자원이 가득하다. 또한 인근 추월산을 경계로 전남 담양과 이어져 전라도 여행 시 동선을 짜기에 좋다.

◆ 고창 운곡습지 생태길 2코스

운곡저수지를 따라 운곡습지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운곡저수지와 운곡습지에는 멸종위기종 수달, 삵, 말똥가리와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 황조롱이와 다수의 보호종을 비롯한 총 84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다. 따라서 길 데크도 폭이 좁은데, 방문객 편의보다 운곡습지 보전을 우선하여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한 ‘생태길’이기 때문이다. 가을철 방문하면 붉고 노란 가을의 이파리들이 내려앉은 물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천리길 11개개 노선과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전라북도 생태관광 홈페이지(www.jb-ecotou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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