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사회병 ‘강박장애’
현대인의 사회병 ‘강박장애’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8.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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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여성 이모양은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으로 업무 수행능력이 뛰어나 회사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가 커질수록 그에 따른 책임감에 실수에 대한 걱정도 커져만 갔다. 언젠가부터 물건을 만지고 나면 세균이 손에 묻은 것 같다는 생각에 반복적으로 손을 씻기 시작했고, 점점 심해져 장갑을 끼고 물건을 만지거나 하루에 수십 번 이상 손을 씻게 되었다. 전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철현 과장의 도움말로 강박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강박장애란?

 강박증상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는 증상이다. 어느 정도 경미한 수준의 강박 증상은 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주변사람들에게 꼼꼼 하거나 청결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박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계속 생각하면서 스스로 불안해하고, 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대책으로 강박행동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걸을 때 보도블럭 선을 밟으면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정도로 길 한쪽으로만 걷는 행동처럼 비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강박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제공할 뿐 결과적으로 불안을 증가시켜 악순환을 일으킨다. 환자 역시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비합리적인 것을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 받는다. 이전에는 불안장애로 분류 됐던 강박장애는 최신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기준에 따르면 ‘강박 및 관련장애’로 독립적으로 분류될 정도로 중요한 질환이다.

 강박장애는 ‘선진국 병’이나 ‘현대 사회병’ 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30대 남성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강박장애의 종류

 강박장애의 주요 증상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반복적으로 손을 씻거나, 병적으로 의심하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이 있다. 또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 떠나지 않는 침투적 사고를 보이거나, 대칭이나 균형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형태로 나타난다.

 관련 질환으로는 자신의 외모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신체이형장애, 물건을 모으면서 버리는 것에 고통스러워하는 수집광장애, 자신의 모발을 반복적으로 뽑는 털 뽑기 장애, 손톱이나 핀셋 등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피부를 뜯는 피부뜯기 장애등이 있다. 강박장애를 가진 사람의 절반이상에서 우울증이 같이 발병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인격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강방장애의 원인

 강박장애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비교적 소심하고 행동이 위축된 사람일수록 강박장애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어린시절 학대의 경험이 있는 아이가 커서 강박장애를 앓게 되기도 한다. 어릴 때 틱장애,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앓던 사람이 성인이 된 후 강박장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많은 연구자들은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으로 인한 발병가능성을 제기 하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우리에게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이러한 세로토닌이 뇌가 활동하는 과정에서 불균형이 생기면 강박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박장애의 치료법

 강박장애의 주요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행동치료이다. 약물치료 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이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약 복용 후 2~3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는데 사람에 따라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약물 치료의 효과는 좋아 대부분은 약물 복용 후 증상의 호전을 경험한다.

 행동치료는 강박증상을 중단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안한 자극을 느끼는 상황에 노출 시키는 노출치료를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청결에 강박이 있는 사람을 일부러 지저분한 상황에 노출 시켜 불안자극에 대한 과민반응을 체계적으로 둔화시키는 것이다.
 

 ■전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철현 과장 “강박장애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

 강박장애는 치료 시작 전 증상기간이 짧을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을 숨길수록 병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혼자 숨기고 끙끙 앓기 보다,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중요합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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