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일부는 우리 책임이다
재난의 일부는 우리 책임이다
  • 한경연 도민기자
  • 승인 2022.08.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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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지 않는 빗물은 오히려 위험하다. 빗물에 잠겨 반지하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익사하기도 하고 자동차는 수천 대가 물에 잠겨 폐차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많이 내리는 비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하수구를 막는 쓰레기도 원인의 일부이다. 실제로 이번에 막대한 피해를 준 수도권과 중부권에서는 하수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도로가 물길이 되고 거대한 강으로 변해 우리 생명을 위협하였다.

강으로 변해 버린 도로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역류하는 물길에 갈길을 몰라 떠도는 플라스틱과 온갖 생활 쓰레기, 그리고 시동이 꺼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었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 그러나 아래로 흐르지 못하면 거꾸로 치솟거나 더 낮은 곳을 찾아서 스며든다. 그렇게 흐르는 것이 순리일진대 여기도 막히고 저기도 막히면 결국은 웅덩이가 되고 작은 연못이 되고 강이 되기도 한다. 수도권에 비하면 소량에 불과한 빗물에도 전라북도 지역 많은 곳이 빗물에 잠기거나 도로가 물바다로 변했는데 그 주요한 원인이 물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무엇이 물길을 막았는지 우리는 살펴야 할 것이다. 낡은 하수도관과 토양 부스러기 등이 물의 흐름을 막기도 하지만 생활 쓰레기가 쌓여서 흐르지 못하게 하는 것도 많다. 물이 길에 넘치는 것만 탓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하는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살펴야 한다.

이번에 중부와 남부를 오가면서 큰비를 내린 정체전선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재난에 대비한 안전 점검과 확보, 그리고 물길의 원활한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점검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다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생활의 편의를 충분히 누렸으면 그것의 처리도 깨끗이 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고 우리 삶을 확보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생활 쓰레기는 물길을 막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더 큰 위험을 예보한다. 생활하수의 오염과 토양의 오염, 그리고 대기의 오염으로 인한 안전과 생명의 위협까지 영향을 미친다.

경험을 통해서 배우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한다고 한다.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피해, 그리고 생활의 불편을 겪으면서도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우리는 더 큰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기상 예측이 매우 정확해졌다. 기상 예보를 통해 미리미리 대비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관은 관대로 민은 민대로 산사태 방지와 가옥의 안전성 등 점검을 보다 철저히 하고 하수도와 하천 등 물길의 흐름도 파악하여 정비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늘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습관을 바꾸면 삶이 달라진다.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한 가지만 잘해도 피해는 줄어든다. 쓰레기만 잘 버려도 물길의 흐름을 확보할 수 있고 오염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쓰레기는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쓰레기를 분리해서 잘 버리면 재난을 이겨낼 수 있게 한다. 분리배출을 잘하고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 것이 지구를 살리고 우리 삶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 되기도 한다.

한경연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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