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계도 부채 및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이제 가계도 부채 및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 승인 2022.08.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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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우리나라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물가, 환율, 금리의 3고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 잔액은 1862조원으로 1900조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 기준 36개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3%로 가장 높다.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는 금리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인상했다. 지난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첫 빅스텝이다. 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은 자칫 대출이자 부담확대, 소비와 기업 투자 위축 등으로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물가 급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공급난, 미·중 패권 경쟁 속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전 세계적 물가 급등과 맞물려 있어 상황이 단순하지 않은데다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 급격한 금리 인상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로선 더욱 상황이 엄중하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80% 가량이 변동금리 대출이다. 즉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매우 취약한 구조로,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자산 가격 하락에 경기 후퇴로 가계의 소득까지 감소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가계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향후 가계부채 건전성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코로나 지원 종료가 예상되는 9월 이후 취약차주들의 대출 재연장 중지 및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연쇄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가 오르고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저신용, 부채 과다 가계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금리 상승 외에도 가계의 형편 악화나 부동산 가격 폭락 등이 초래하는 가계부채 사태에도 종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은행에서도 가계부채관리 및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지원하고 있다. 취약 차주에 대해 대환대출이나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안내해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갚을 수 있도록 하고, 만일 갚을 수 없다면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속적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 전북은행의 따뜻한 금융클리닉센터에서 중·서민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는 ‘부채관리 서비스’는 대출상담, 대환대출, 지속적 부채관리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통해 신용 등급이 상승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인하 요구권의 선제적 적용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특히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인상된 대출 금리가 수요자들의 부담을 키워 대출 규모를 줄여 나가기도 하지만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차주가 채무상환을 포기해 버리고 채무 불이행에 빠지는 경우도 많아 선제적 지원은 필수.

따뜻한 금융클리닉 전주센터를 통해 올해 시행하는 금리인하 요구권 적용 대상 대출 건수는 지난해 대비 약 41.9%p 상승한 수준에서 금리인하 지원이 이뤄질 예정으로 이는 센터 개점 이래 최대 지원이다. 중ㆍ저신용자 대출에 대해서도 선제적이며 자발적인 금리감면을 실시했다. 전북은행 내부 신용평가 결과 금리인하가 가능한 고객을 선별하여 금리인하 요구권 신청을 안내하고 신청건수 209건 중 113건에 대해 1.3% 금리 감면을 진행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전북은행은 지난해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이 지방은행 중 가장 높았다.  

  과도한 가계 부채는 소비에 타격을 주고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또 경기침체에 과도한 가계 부채로 연쇄적인 부실 확대와 자산 버블 붕괴 등이 벌어질 경우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닥칠 수 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적정수준의 금리 인상과 대출관리, 부동산 시장 안정책 등을 아우르는 정교한 안전핀 마련으로 가계 부채의 뇌관이 터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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