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국가 물관리’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국가 물관리’
  • 윤재찬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 승인 2022.08.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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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찬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윤재찬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최근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46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정부에서 물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90년 만에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대륙의 절반 이상이 펄펄 끓고 있는 상황으로 미 전역 50개 주 중 28개 주에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1억 명 이상이 폭염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위기 상황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6~’18년 극심한 가뭄을 겪은 이후, 올해 또다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뭄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27일까지 집계된 강수량은 500mm로 평년 강수량 728mm의 68% 수준이다. 특히, 올해 장마는 정체전선의 머무는 기간이 짧아 강우일수와 강우량이 적었다. 예전의 긴 장마와는 현저히 달라져 장마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이처럼 기후변화로 장마 기간의 강수량이 줄어드는 강우 패턴의 변화가 고착된다면 장기적으로 물공급 체계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 년 내내 골고루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장마철을 포함한 여름철 한 계절에 강우가 집중됨으로 인해,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 빗물을 댐이나 저수지에 충분히 담아 두지 않으면 나머지 계절 동안 사용할 물이 부족해지는 구조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후변화가 초래한 한반도의 장마철 강우 패턴 변화는 우려되지 않을 수가 없다.

물 전문기관 K-water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상기후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K-water 자체 댐·보 유역 강우예측시스템(K-ppm)을 구축하여 물관리 업무에 활용 중이며, 지속 가능한 물 이용 체계 구축을 위하여 하·폐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지하수저류지 등 친환경 대체수자원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물부족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K-water 혼자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공공기관별로 분산되어있는 농업용댐, 수력발전댐 등의 수자원을 통합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체수자원의 개발도 적극 나서는 등 협업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필요한 경우 적극적 신규 수자원개발을 통한 물그릇 확보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자원개발은 계획부터 건설까지 많은 기간이 소요되므로, 장래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반복적 가뭄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미리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장래에 다가올 국가적 물부족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예견되는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떠오르는 것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사자성어다. 유비무환의 사전적 의미는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거리를 당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서경의 열명(說命)편’에 출처를 두고 있는데 거기에 ’모든 일마다 그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惟事事유사사 乃其有備급기유비 有備無患유비무환)‘라고 적혀 있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로 유비무환의 자세로 정부는 규제 완화, 통합물관리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정책을 주도하고, 공공기관은 기술과 역량을 집중하여 모두 함께 준비하고 노력할 때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세대가 물재해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이 힘찬 발걸음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윤재찬<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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