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심장-‘인공심박동기’와 함께 100세 인생을
제2의 심장-‘인공심박동기’와 함께 100세 인생을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8.0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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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 97세의 할아버지께서 어지럽고 실신하는 증상으로 입원했다. 맥박이 분당 30회로 매우 느려져서 심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서맥성 부정맥인 완전방실차단이 진단되었다. 입원 중에도 계속 어지럽고 답답해했으며 치료는 영구형 인공심박동기를 시술하는 방법 뿐이었다. 당시 97세의 고령이시라 할아버님과 자녀분들은 여러번 고민 후 시술을 결정했고, 시술을 잘 받고 회복해 퇴원할 수 있었다. 3년이 지난 후 할아버님의 건강은 더욱 좋아졌고, 100세를 축하드리는 기념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었다. 대자인병원 심장내과 신대희 과장의 도움말로 서맥성 부정맥과 그 치료법인 인공심박동기에 대해 알아보자.
 

 ■ 서맥성 부정맥 

 어지럼증과 실신의 원인으로는 서맥성 부정맥, 기립성저혈압, 뇌졸중, 현훈, 빈혈, 편두통, 과호흡증후군 등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60대 이후에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심장 박동이 현저히 느려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공급이 불충분하게 되어 어지럼증이 생기는 서맥성 부정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평균 심박동수는 분당 60회에서 100회다. 심박동수가 분당 60회 미만인 경우 ‘서맥(느린맥)’ 이라고 한다.

 보통 심박동수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하루에도 큰 변화를 보인다. 운동 등의 활동으로 흥분할 때 맥박이 100회 이상으로도 빨라지며, 수면 중에는 심방동수가 60회 미만의 정상적인 속도로 느려질 수도 있다. 젊은 나이나 운동선수 등은 정상적인 경우에도 서맥이 나타날 수 있다.

 병적인 서맥성 부정맥에서는 어지럼증과 지각장애, 피로감, 호흡곤란, 실신 및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전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세와 상관없이 갑자기 깜빡하듯이 어지럼증이 나타나든지 두근거림이 동반되어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심장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 서맥성 부정맥의 종류 

 1) 동결절 기능장애

 동결절은 심장의 심방부위에서 심박동신호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와 같은 곳으로 1초에 한 번씩 하루에 10만번 정도의 신호를 만든다. 고령이나 약물, 수술, 관상동맥질환 등으로 인하여 기능이 저하되면 치명적인 서맥성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2) 방실전도차단

 동결절의 기능은 정상이지만 심방에서 심실로의 연결되는 전기의 전도가 차단되거나 지연되는 경우다. 고령의 경우나 심근경색, 감염, 수술 등에 의해서 손상이 오면 발생할 수도 있다. 선천적인 원인으로 어릴 때부터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3도 또는 2도 2형 방실차단에서는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인공심박동기 시술이 필요하다.
 

 ■ 진단 

 진단을 할 때에는 약물 복용, 특히 혈압약이나 한약, 약초 등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알려야 한다.
 

 1)심전도

 심전도에서 증상과 동반된 서맥이 확인되어야 하므로 심전도 검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일반적인 심전도는 검사 당시의 10초 동안만 기록된다.
 

 2) 24시간 홀터 검사

 24~48시간 동안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연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홀터검사가 매우 유용하며 가장 많이 검사되고 있다.
 

 3) 사건기록기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일주일 정도 검사가 가능하며 증상의 발생 시 기계의 버튼을 작동시키면 증상의 전후로 심전도를 기록되게 된다.
 

 4)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최근에는 IT 기술 발전으로 웨어러블 기기가 많이 개발되면서 1~2주 정도 간편한 방법으로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5) 이식형 사건기록기

 체내에 작은 사건기록기를 삽입해 1~2년 동안의 심전도를 연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진단 방법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
 

 6) 전기생리학검사

 환자의 서맥에 대한 진단이 애매하거나 치명적인 부정맥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전기 생리학검사를 통해 심장내부의 전기 신호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 입원해서 국소마취 후 체내로 여러 전극을 위치시킨 후 매우 정밀하게 심장의 전도체계를 평가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7) 운동부하검사

 서맥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운동부하검사를 시행해 심박동수변동 부전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 치료

 병적인 서맥성 부정맥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구형 인공심방동기 시술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 시술 과정은 국소마취 후 주로 좌측 쇄골하방에 3~5cm 정도의 작은 절개를 하고 인공심박동기와 전극선을 삽입해 봉합하게 된다. 대부분 큰 합병증 없이 잘 받으며 시술 시간은 1-2시간 정도고, 시술 후 며칠 뒤부터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배터리의 수명은 10년 정도의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최근에는 전선이 없이 심장 내부에 시술하는 인공심박동기도 개발되어 외부의 상처 없이도 시술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서맥의 발생이 약물이나 약초, 전해질 이상 등에 의한 가역적인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경우에는 유발인자를 해결하면 호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병력을 자세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 대자인병원 심장내과 신대희 과장 “인공심박동기, 고령층도 부작용 없이 시술받을 수 있어”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어가면 초고령 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2-3년 후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고 한다. 고령인구가 증가하면 주위에 인공심박동기를 시술하였거나 시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인공심박동기는 고령의 나이에서도 특별한 부작용 없이 편하게 시술받을 수 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100세 이상 더욱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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