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폐지, 무지인가 무능인가
지역화폐 폐지, 무지인가 무능인가
  • 신영대 국회의원
  • 승인 2022.08.01 17: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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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대 국회의원
신영대 국회의원

오랜만에 찾은 군산 공설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대선 당시 상인들 웃음 되찾아주겠다는 현수막 걸어놓더니 돌아온 건 골목상권 홀대뿐이다”“지역 화폐가 줄어든다는 뉴스를 보고 사방이 울상이다. 옆 지역도 마찬가지” 입을 모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대정부질문에서 “지역 화폐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정부 예산안 심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 곳간의 키(Key)를 쥔 경제부총리가 예산 삭감을 공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길고 긴 코로나 터널 속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지역 화폐를 이제 와서 서자(庶子) 취급하는 셈이다.

정부는 실효성을 이유로 든다. 정부가 재정을 보조한 만큼 국가 전체의 경제 효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지역 화폐를 ‘동네에서 쓰는 돈’정도로 치부하고 지방의 사무라고 선을 긋는다. 정책의 배경이나 파급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소요 예산에만 치중하는 전형적 관료주의의 폐해다. 대형마트에 쓸 돈이 동네 슈퍼에서 대신 쓰이고, 복합 쇼핑몰 대신 동네 맛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런 효과를 간과한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국적으로 잘 활성화 된 지역 화폐로 손꼽히는 군산의 지역 화폐 ‘군산사랑상품권’의 경우 상품권 사업 시작 이후 한 개 업소당 4,153만 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다는 군산세무서의 조사 결과가 있다. 특히 자료의 조사 시점인 2020년이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소상공인의 매출이 급락했던 시기였음에도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지역 내 대형마트 매출과 비교하면 그 논리는 더욱 뚜렷해진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2018년 9월 군산사랑상품권의 최초 발행 이후 지역 내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8년도 8%, 2019년도 18%, 2020년도 19%씩 각각 감소했다. 특히 상품권 발행액이 많아진 2019년를 기점으로 대형마트 매출 비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심지어 코로나 19 발생 전이기 때문에 대형마트 매출 감소가 코로나 19와 무관하다고 가정할 수 있어 군산사랑상품권이 대형마트 매출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옆 지역인 익산시의 지난해 용역 연구자료에서도 마찬가지다. ‘익산다이로움’지역 화폐가 출시된 이후 소비자 지출액의 13% 이상이 온라인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소상공인 상점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지역 화폐를 “현금 살포성 재정 중독사업”이라고 힐난했던 추경호 당시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돼 이젠 지역 화폐를 소멸시키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시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에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폐업을 고려하고(7월 31일 전경련 조사) 치솟는 고물가에 국민은 장바구니 걱정이 더해지는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정책이나 호기롭게 꺼내든 윤석열 정부의 무지함과 무능함에 탄식이 더해진다.

과거 1929년 대공황 시절 미국 워싱턴주 소도시 테니노에서는 나무 조각으로 만든 지역화폐를 주민들에게 보급해 긴급 경기 부양에 활용한 적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역화폐를 발행해 소상공인을 비롯한 마을 주민에게 환영받았다. 테니노에서 십수년간 골동품 가게를 운영한 한 상인의 말을 떠올려 본다. “지역화폐는 지역에 머무른다. 월마트와 코스트코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신영대<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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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자 2022-08-02 07:55:16
지역화폐는 좋은 정책인데. 이걸 어떠한 근거나 연구도 없이 민주당 정책이라고 바로 없애버리네. 지역화폐는 연 매출 10억 이상의 백화점, 대형마트, 식당 등에서 사용할 수 없어. 지역 소상공인 및 상권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었다. 이를 없앤다니 완전 반대다. 지역화폐는 그대로 두고, 제발 국가 망하기 전에 실업급여부터 개편해라.
북죄앙 2022-08-01 23:05:25
문죄앙이 5년 동안 나라경제 말아먹은 후 통계청장까지 갈아치우고 조작하면서 숨겨오다가 글로벌 경제위기 터지고 정권교체 되면서 숨겨왔던 실태가 5월 이후 낱낱이 드러난 건데 X잡고 반성은 못할 망정 뻔뻔하게 후임 정부가 두 달 만에 해결 못했다고 적반하장하는 것도 모자라 두 달 만에 말아먹었다고 덤탱이 씌우는 중
2022-08-01 19:36:46
유능호소인 죄명이가 만든 지역화폐는 역대급 쓰레기 정책인데? 더듬어 만진당은 헛소리하지 말고 애들 관리나 잘해라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