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각도
생각의 각도
  •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 승인 2022.07.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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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br>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우리에게 누구나 고향이 있다.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인 고향은 생각만 해도 포근하고 기분 좋은 단어이다. 찾아갈 고향이 있고 반겨주는 이가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지난 주 교회설립70주년을 맞이하여 홈커밍데이를 진행하였는데 오신 분들이나 반갑게 맞이하는 시간들이 너무도 귀한 시간이어서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감사이고 모든 게 은혜이다. 이민규 저 ‘생각의 각도’라는 책이 있는데 생각의 각도에 따라 실패한 자기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길 수도 있고 도전정신을 칭찬하면서 따뜻하게 격려해 줄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다섯 가지 지혜를 말하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며 중요하게 언급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칭찬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격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때도 마찬가지로 가장 지속적이고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격려를 ‘자기격려’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이 또한 지나가리’ ‘그래서 보다는 그럼에도,’ ‘마이너스 가정법’ ‘싫은 생각에서 벗어나기’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요약해 보면 격려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동일한 상황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 살아가면서 지향해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사람을 위하여 얼굴을 꾸민다.’ 사마천의「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예양이 진나라의 지백을 모시고 있었는데 지백이 무술과의 싸움에서 패하여 죽자 그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복수의 칼을 겨누었지만 실패하고 만다. 무술이 묻기를 “너는 전에 범 씨와 중행 씨를 섬기다가 지백의 신하가 됐던 자가 아니냐? 그런데 이번에 지백이 죽었다고 해서 원수를 갚겠다는 마음이 이다지도 끈질긴 것이냐?”

예양의 답은 “전에 중행 씨는 나를 보통사람이나 다름없이 대우했습니다. 그러나 지백은 나를 國士로 대접해 주었습니다. 여느 사람과 같이 나를 대우하면 나도 여느 사람과 같이 보답하고, 국사로 대우하면 나도 국사로서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다. 자신을 알아주고 자신을 인정해 준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공직에 출마한 후보에게 선거를 통하여 직책을 부여해 준다. 임기동안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겨야 하는 것이 의무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줄 때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여 겸손의 본을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요즈음 얼마 동안 뉴스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 미국 프린스턴대 허준이 교수일 것이다. 구구단도 늦게 뗀 고교 자퇴생이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계 최초. 고등학교 때는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를 했다가 검정고시를 통하여 2002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하였는데 F학점을 너무 많이 맞아 11학기를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부 졸업반 때 일본의 세계적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업을 들으면서 수학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였고 박사과정 때인 2012년부터 어려운 난제를 하나씩 증명하며 수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2017년에는 다른 두 명의 수학자와 함께 로타 추측 증명에 성공하면서 ‘수학계의 정점에 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는데 필즈상은 캐나다 수학자 필즈의 제안으로 1936년 제정되어 올해까지 총 64명이 수상하였는데 4년마다 40살 미만 수학자에게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해 노벨상보다 받기가 더 어려운 상으로 여기고 있다. 노교수의 진심이 한국과 허준이 교수에게 필즈상을 안겨주었다는 생각을 하며 한국 수학의 쾌거를 함께 박수하고 싶다.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분도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2차 전지를 비롯해 반도체·자동차·항공기 부품 등 핵심 산업 소재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 있다.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여파로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져 중국산 공급이 끊기면 지난번 요소수 사태처럼 속수무책이 될 우려가 있다. 이 또한 우리는 힘을 합해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일인 것이다.

요즈음 고물가에다 경제전망도 어둡다. 날씨마저 무덥고 습하다.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분의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다’라는 글에 동의를 표하며 오늘도 어렵고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전진해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고향이 있고 편히 쉴 가정이 있으며 활기찬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고재찬<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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