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로 100일 정진 떠난 황숙주 전 순창군수
사찰로 100일 정진 떠난 황숙주 전 순창군수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2.07.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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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우기홍

그동안 순창군의 군정을 이끌어왔던 황숙주 전 순창군수가 소임을 다하고 군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와 100일 동안 정진을 위해 전남지역 한 사찰로 거처를 옮겼다. 그가 머무는 사찰은 우리나라 삼보종찰(법보종찰 해인사, 불보종찰 통도사, 승보종찰 송광사) 가운데 한 곳인 순천 송광사다.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자 홀로 사찰 행을 결심한 시기는 대략 3∼4개월 전쯤으로 알려졌다. 6.1 지방선거일을 한참이나 앞두고 “후임 군수가 신경 쓰지 않고 군정에 매진했으면 한다”는 마음도 사찰로 떠나려는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는 후문이다.

 황 전 군수는 2011년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10년 8개월 동안 군수직을 수행하는 긴 여정을 걸어왔다. 그가 퇴임식에서 밝힌 소감을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제 인생 70여 성상 중 공직생활 45년을 돌아볼 때 고향 순창의 목민관으로 군민들과 함께한 지난 10여년의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확신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어찌 보면 ‘고백’이라 할 수 있는 과거 한때 신념도 내비쳤다. 즉 “감사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내가 나다’라는 자아도취와 권위주의에 빠져 내가 생각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의이고, 내가 가장 잘 바르게 판단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살았다”는 심정을 토로한 것. 그러면서 “군수의 지위란 그런 독단적인 지위가 아님을 깨우쳐 준 안식구의 내조가 있어 대형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지난날을 돌이켜 봤다.

 아울러 “제8기 민선 군수로 당선된 최영일 당선자에 대한 기대도 남 못지않게 크다”면서 “꼭 성공적인 군수가 되어 우리 순창을 더욱 크게 발전시키리라 굳게 믿고 있다”란 바람도 덧붙였다. 퇴임사 끝에 군민들이 보낸 과분한 사랑에 대해 감사함도 빠트리지 않고 담았다.

 그는 재임 중 각종 연설문 등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작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퇴임사 역시 자신의 진심을 차곡차곡 실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사찰에 도착해 짐을 정리한 후 ‘송광사의 자유인이 되다’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껏 75년을 헤매다가 이제야 나를 찾아볼까 하고 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황 전 군수에 대한 평가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각기 다른 평가 역시 사람별로 오롯이 자신의 가치 기준에 맞춰 판단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마음은 모든 것을 만들고 다스린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몰고 가는 마 소 뒤에 짐수레처럼 괴로움이 따르리라’ 불교 경전 가운데 하나인 ‘법구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가 퇴임사에서 밝혔듯이 이제 군민의 한 사람으로 남아 앞으로 순창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응원을 아끼지 않는 지역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다해주길 기원한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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