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평의 언어 등 5권
[신간] 서평의 언어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7.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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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의 언어 

 ‘서평의 언어(돌베개·1만7,000원)’는 영국 문화계의 독보적인 여성 편집자 메리케이 윌머스의 에세이와 서평을 한데 엮은 산문집이다. 반세기 가까이 현장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편집자이자 전방위적 저널리스트로서 쌓아온 통찰이 유감없이 녹아 있는 에세이로, 우아한 문장과 때로는 짓궂은 유머의 조화가 절묘하다. 무엇보다 저자는 평생에 걸쳐 여성 작가, 문학 속 여성 인물, 책을 읽는 여성 독자들의 삶에 대해 썼다. 그 자신이 여성 직업인으로서 느낀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바가 있다.

 
 

 

 ▲중력에 대한 거의 모든 것 

 마커스 초운은 ‘영국에서 물리학과 천문학에 대해 가장 잘 쓰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 과학 작가다. 특유의 위트와 유쾌함으로 과학지식들을 풀어내 일반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던 그는 ‘중력’이라는 너무나도 익숙한 주제로 돌아간다. ‘중력에 대한 거의 모든 것(현암사·2만원)’의 이야기는 아이작 뉴턴이라는 스물두 살의 청년에게서 시작한다. 페스트가 기승을 부리던 1666년 한 청년에게서 처음 인지된 중력의 힘부터 2015년 중력파 발견까지 중력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인류의 흥미로운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책은 인간과 우주와 물리학 그 모든 것을 담은 긴 여행과 같다.

 

 ▲미움받는 식물들 

 ‘미움받는 식물들(윌북·1만8,800원)’은 인간 문명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여덟 가지 잡초를 다룬 책이다.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흔하고 하찮은 식물들에는 저마다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어 있다. 저자는 잡초를 연구하며 겪은 개인적인 일화와 역사적 사건을 엮어 잡초의 역사와 진화, 인간과 잡초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더불어 빌런 잡초를 주인공으로 전 세계적 식량 문제, 환경오염, 기후 위기 같은 사회적 이슈까지 조망한다. 오늘날 유해 잡초라 불리는 식물들이 항상 인류의 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잡초와 인간의 애증의 이야기다.

 

 ▲오빠가 죽었다 

 ‘오빠가 죽었다(오르골·1만4,500원)’는 고독사 당사자의 여동생이 직접 쓴 에세이다. 고인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5일 동안의 실화를 담았다. 이야기는 죽음의 현장, 시신 인수 및 화장, 유품 정리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달려간다. 몹시 애통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담백한 문체 사이로 고인의 삶이 생생하게 튀어나와 독자의 감정을 건드리고, 가족과 자신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추리소설 같은 재미와 잔잔한 감동으로 단숨에 읽히지만, 책장을 덮어도 긴 여운이 남는 책이다.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한겨레출판·2만3,000원)’의 저자 트래비스 엘버러는 관심 주제라면 분야를 막론하고 정보를 모아 엮어 내는 탁월한 여행 작가다. 그가 전 세계 37곳의 장소를 탐험한다. 고대 로마제국의 북아프리카 도시 렙티스마그나, 번영하는 상업 중심지였던 페트라, 수백 년 동안 잊혀 있던 이슬람 도시 바게르하트, 19세기 미국 골드러시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 보디…. 그의 안내를 따라 44장의 지도와 77장의 도판을 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마치 지구 곳곳을 옮겨 다니며 여행을 다닌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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