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병바위 일원 수려한 경관에 역사문화적 가치 높아
고창 병바위 일원 수려한 경관에 역사문화적 가치 높아
  • 고창=임용묵 기자
  • 승인 2022.06.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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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병바위·두암초당
병바위 일원 전경
병바위 일원 전경

 고창에서는 ‘돌’을 보는 것도 흥미로운 여행 테마가 된다. 고창에선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 밀집도를 보이는 고인돌 유적이 있고, 또 기이한 경관을 지닌 암봉·바위도 여럿이다. 특히 지난해 ‘고창 병바위 일원’은 역사문화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바위로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名勝)으로 지정됐다.

 고창읍에서 주진천을 따라 선운산 도립공원 입구 방향으로 차를 달리다 보면 아산면 반암리 아산초등학교 뒤로 거대한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산에서 단독으로 떨어져 선운산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바위가 병바위이고 그 뒤쪽 소반바위와 전좌바위까지 141,547㎡ 지역이 국가명승이다.

 병바위는 높이 35m 정도의 크기다. 병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 같기도 하고 멀리서 보면 사람 얼굴 같기도 한 묘한 모양을 하고 있다. 윗부분이 크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잘록하다. 바위를 자세히 보면 다른 바위와는 달리 거의 전체에 조그만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1억5000만년 전 용암과 응회암이 침식·풍화되며 생겨난 대표적 특징인 ‘타포니’다.

병바위
병바위

 타포니란 암석이 물리적, 화학적 풍화 작용을 받은 결과 암석 표면에 형성되는 풍화혈 형태의 지형으로 특히 암석 측면에 벌집 모양으로 파인 구멍을 말한다. 이와 같은 타포니는 진안 마이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또 병바위에 착생해 서식하는 덩굴류(백화등, 담쟁이)의 식생학적 가치와 계절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등의 경관적 가치가 훌륭해 명승적 지정 조건인 경관생태적·문화적·역사적 의미가 빼어나다.

 이와 관련된 전설은 ‘선동마을 뒤 선인봉 반암 뒤 잔칫집에서 몹시 취한 신선(神仙)이 쓰러지면서 소반(小盤: 작은 밥상)을 걷어차자 소반 위 술병이 굴러떨어져 인천강가에 거꾸로 꽂힌 것이 병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온다.

 풍수가들은 이곳이 ‘금 소반과 옥 술병’을 뜻하는 ‘ 금반옥호(金盤玉壺)’ 혹은 ‘신선이 취해 누웠다’는 뜻의 ‘선인취와(仙人醉臥)’의 명당이라고 평한다고 한다. 앞서 육당 최남선의 ‘심춘순례’에 선운산과 고창 아산 반암마을의 존좌바위, 소반바위, 병바위(호암)를 소개하면서 이곳을 산여수(山與水)가 두르고 흐른다며 십승지라고 기록했다.

병바위 일원
병바위 일원

 ‘명승’은 국가지정문화재 중 다른 문화재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도 120여곳만 지정돼 희소성의 가치와 관광효과가 매우 크며, 특히 ‘고창 병바위 일원’과 같이 자연유산 바위가 문화재 지정된 사례는 10여 기에 불과하다. 2017년 9월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되고, 현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고창군은 ‘병바위 일원’이 ‘고창 고인돌유적(세계문화유산)’과 ‘고창 선운사(보물, 명승, 천연기념물 등)’, ‘고창갯벌(세계자연유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이를 체계적으로 보전해 세계적인 역사·생태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두암초당
두암초당

 ‘두암초당’은 소반바위의 절벽 아래 자리한 작은 정자다. 전좌바위(두락암)라고 부르는 바위는 칼로 자른 듯 수직 절벽을 이룬다. 방 한 칸, 마루 두 칸의 협소한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조선 중기 저명한 유학자인 이황(영남) 및 김인후(호남)와 교류했던 고창의 유학자인 호암 변성온, 인천 변성진 형제의 세거지로 명성이 난 곳이며, 김소희 명창이 득음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 주변을 휘감고 서해로 흐르는 물길인 주진천도 병바위와 정자를 돋보이게 한다. 고창의 명물인 풍천장어가 나오는 주진천은 인천강으로도 불린다. 인천강이라는 명칭은 강물이 자주 범람하자 ‘물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로 변성진이 호를 인천(仁川)으로 하면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두암초당
두암초당

 ‘고창 병바위 일원’은 경관적으로 병바위, 두락암, 두암초당 등의 인상적이면서 흥미로운 조망대상이면서 동시에 주변 지역을 내려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장소로써 가치도 탁월해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 일원’에 이어 2번째로 지정되는 명승이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고창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함께 또 하나의 국가지정 명승 지정으로 ‘청정고창’ 및 ‘생태 치유의 역사문화관광도시 고창’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으며, 기존의 관광 및 문화 정책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도 매우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창=임용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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