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역사·문화·문학, 콘텐츠 생산과 활용의 시대
지역 역사·문화·문학, 콘텐츠 생산과 활용의 시대
  • 정영신 前 전북소설가협회 회장
  • 승인 2022.06.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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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 前전북소설가협회회장
정영신 前전북소설가협회회장

지방 선거가 끝났다. 올봄 내내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치르면서 이 사회가 양분되어 참 시끄러웠다. 누구에게는 축제 같았던, 또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아쉬웠던 그 선거라는 것이 끝이 났다. 내 주변의 지인들도 선거 결과에 따라 희희 비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누구는 선거 패배의 후유증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있었고, 또 누구는 극적인 당선의 기쁨으로 온 지인들이 모여 샴페인을 터트리며 축배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저 한 표를 던지는 유권자들은 전라북도의 발전을 위해서, 전주시를 위해서 또는 군민의 좀 더 평안한 가계 살림을 위해서 선택이라는 고민만 하면 되지만, 선거에 직접 출사표를 던진 당사자들은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애를 쓰고 있었다. 이제 그 선거가 끝이 나고 결과지가 발표되었다. 각 언론 매체마다 선거승리라는 쾌거를 이룬 당선자들이 선거기간 동안 주민들을 상대로 내세운 공약들을 하나씩 확약(確約)시키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실질적으로 전북의 발전과 도민을 위한 정책들을 언론을 통해 공론화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 특별히 박은 기자의 ‘전라북도 역사· 전통문화를 활용한 지역 발전전략’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지역에 산재한 역사·문화유산을 관광콘텐츠로 발굴해서 상품화하고, 역사·문화에 환경과 생태자원 등을 엮어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창의 고인돌, 백제 역사유적지구, 정읍 무성서원, 고창의 갯벌, 가야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유적 복원 및 관광 인프라 조성 등을 통해 지역 역사문화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도 지역별 역사와 전통문화 특성을 살린 권역별 문화발전 계획 수립을 약속했었다.

얼마 전 완주군은 자체적으로 대표적인 농업콘텐츠인 ‘9경(景), 9품(品), 5미(味), 5락(樂)’을 발표했는데, 이것은 아홉 개의 볼거리와 아홉 가지의 살거리, 다섯 개의 먹거리와, 다섯 종류의 즐길 거리다. 그 중 9품의 대표 상품은 생강과 곶감과 대추인데,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쓰는 생강은 모두 전주일대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주일대는 곧 완주군 봉동을 지칭하는 것이다. 본래 생강은 1,300여 년 경, 신만식이라는 자가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봉성현이라는 곳에서 생강 뿌리를 얻어 와 나주와 황해도 봉산군에 심었다. 그런데 잘 자라지 않아 본 생산지였던 봉성현처럼 ‘봉’자가 들어가는 지역을 찾다가 이곳 봉동에 심었는데, 잘 자라서 봉동의 대표 농산물이 되었다. 또한 부안의 누에 제품과 오디 와인, 장수 사과즙, 진안 홍삼테마파크, 임실치즈마을 등도 농업 자원을 활용한 농촌체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화 시킬만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지역역사문화나 유기농 농업, 임업 생산품들을 스토리텔링화해서 지역의 힐링콘텐츠나 건강사업콘텐츠. 관광산업 활용을 위한 문화콘텐츠로 개발한다면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에서는 ‘찾아가는 지역 문인협회와 지역문학의 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무주문인협회, 김제문인협회, 장수문인협회, 등을 순방하며 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행사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문학 작품, 그 지역의 역사적인 인물 등을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역사· 문학콘텐츠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인데, 회를 거듭할수록 해당 지역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6월에는 논개의 절개, 장수향교지기 정경손의 충절, 타루비에 얽힌 노비의 충절 등 ‘삼절(三節)’의 고장 장수에서 ‘지역문학의 비전’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발표자인 송일섭 작가는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으로 그 지역의 특수성과 역사성을 살려 ‘지역 문학 관광 인프라 구축’에 큰 힘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김영 회장의 ‘지역문학의 비전’ 행사는, 전북문인협회 문인들의 정적인 창작활동을 각 지역의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동적으로 확장시킨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고 본다

지방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하여 새로운 지자체장들이 각 시군의 새살림을 관장하게 되었다. 물론 지역의 단체장으로서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슬로건처럼, 전북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문학, 또는 관광명소와 지역 특산물 등을 소스(source)로 삼아서, 글로벌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재생산되어, 고부가치를 창출하는데, 우리 전북문인들과 그 분야 전문가들의 지혜가 큰 힘이 되기를 바라본다.

정영신<前 전북소설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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