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도 어떻게든 실리콘밸리를 만들자
전라북도도 어떻게든 실리콘밸리를 만들자
  •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2.06.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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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덕 전북대 교수
이정덕 전북대 교수

앞의 칼럼에서도 썼었지만 디지털혁명은 인류사에 있어서 산업혁명을 넘어서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산업혁명은 공장이 인간을 대체해 물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했다면, 디지털혁명은 인간두뇌를 대체하여 인간보다 뛰어난 두뇌작용과 네트워킹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인조신경, 연결망, 전자동화, 플랫폼, 알고리듬 등으로 사회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으로 바꾸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농업비중이 계속 낮아진 것처럼 디지털혁명 후 제조업 비중은 계속 떨어져 5%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다. 미국은 이미 제조업 비중이 경제의 10%에 불과하다. 금융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산업혁명이 몰고 온 비극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농업문명에서 아시아에 뒤처져 있던 유럽이 산업혁명으로 단숨에 세계를 제패했고 동양은 이들의 식민지가 되어 고난의 세월을 지내야 했다. 1945년 이후 동아시아가 기적 같은 제조업 압축성장으로 이제 겨우 서구를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된다. 이제 디지털혁명이 동아시아에 새로운 기회이자 위험이 되고 있다. 디지털혁명에 앞서거나 따라가지 못하면 다시 경제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디지털혁명에 잘 적응하고 있는 셈이지만, 디지털혁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나라들은 결국 쇠퇴하고 있다.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의 정체나 쇠퇴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혁명에 따라가지 못한 도시나 지방은 침체를 면할 수 없다. 산업혁명시기에도 영국이나 미국은 발전해도 영국 웨일즈가 미국 중부지역은 대부분이 쇠퇴하였다. 일본이 제조업 대국이지만 많은 지방들은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호남이 조선시대 곡창지대로 가장 잘 사는 지역이었지만 제조업시대에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추락했다. 디지털혁명 시대에도 같은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디지털혁명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이 실리콘밸리이다.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업으로 디지털혁명을 이끌어왔다. 실리콘밸리는 원래 가난한 농업지대였다. 포도나 밀을 생산하던 한적한 농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디지털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교수들이 나서서 진공관산업을 일으키고 파생기업들이 생기면서 인재와 기술과 자본을 모아 적극적으로 첨단기술 개발과 창업에 나서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산업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스탠포드대학 교수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벤처자본이 없었다면,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창업으로 이끌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유럽, 이스라엘의 사례를 보면 지방정부의 공격적인 노력으로 중소도시가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전라북도도 어떻게든 디지털혁명에서 낙후되어 변방으로 더 추락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실리콘밸리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것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디지털 산업이 아주 다양하고 넓기 때문에 전라북도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다 공격적으로 하자는 이야기이다. 이미 디지털 산업도 콘텐츠, 메타버스, 증강현실, 앱, 핀테크, 소프트웨어, 플랫폼,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AI, 자율주행, 자동화, 정보통신, 디지털트윈, 스마트도시, 스마트산업, 스마트팜, 원격기술 등 아주 다양해졌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의 확보이다. 캐나다의 워털루 대학의 경우, 대학, 연구소, 지방정부, 기업 등이 결합하여 강력한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주문형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며 많은 첨단 스타트업을 창출하고 있다. 전라북도가 쇠락한 채로 있기 싫다면 지방정부의 무모할 정도의 공격적인 노력, 대학의 적극적인 인재양성, 인재들의 무모한 창업, 모험자본의 적극적 유치가 필요하다.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야 성공한다.

이정덕<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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