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목탑 기단 축조법 드러나...중원 목탑이 석탑보다 먼저 조성
미륵사지 목탑 기단 축조법 드러나...중원 목탑이 석탑보다 먼저 조성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6.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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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목탑 기단부 발굴조사 모습

 백제시대 최대 규모 사찰인 익산 미륵사지 중심 권역에 있었던 목탑의 기단부 축조 방법과 전반적인 규모가 확인됐다.

 백제 무왕이 세운 익산 미륵사는 목탑을 중심으로 3개의 탑과 3개의 금당, 3개의 문이 회랑으로 구획되어 각각의 영역을 형성한 가람의 배치 형태의 사찰로, 그중 서쪽 석탑 일부가 남아있는데 목탑이 이 탑보다 먼저 조성됐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15일 “지난 3월부터 추진 중인 익산 미륵사 목탑지 보완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시대 목탑지 기단 내·외부 축조공정의 순서와 방법, 중원 목탑과 서원 석탑의 축조 순서, 목탑의 평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16일 오전 10시에 발굴현장(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330)을 공개한다.

익산 미륵사지 목탑 기단부 발굴조사 모습

 조사 대상지인 목탑지는 1981년과 1994년 조사를 통해 잔존 양상과 하부구조의 특징이 확인된 바 있지만, 전체 규모와 내·외부 축조공정을 밝히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목탑지 내외부를 중심으로 평면조사와 탐색조사를 진행한 결과, 목탑 평면 규모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탑지는 지면을 정지한 다음 기단 최하부에 깬 돌과 흙을 쌓아 배수를 원활히 하고 기단 기초부를 단단히 다져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 기초부 상부에는 외부 5~6단, 내부 2단의 석축을 안팎의 다진 흙과 함께 쌓아 올렸다. 석축 내부는 성질이 서로 다른 흙을 시루떡처럼 수평으로 교차해 다져 쌓아 기단부를 만들었고, 외부는 경사지게 흙을 쌓아 주변부를 조성했다.

익산 미륵사지 목탑지 기단 내외부 토층 조사 현황
익산 미륵사지 목탑지 기단 내외부 토층 조사 현황

 서쪽 석탑은 잘 다진 대지를 파서 기초부를 만들었으나, 중원 목탑은 대지를 조성하기 전에 이미 기초부 공사가 이뤄져 목탑지를 중심으로 공간 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북쪽 기단 일부에서는 후대에 개축되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과거 목탑지의 유실이 심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확인으로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이번 익산 미륵사지 목탑의 보완조사를 시작으로 조사·연구 성과를 고도화하는 등 향후 진정성 있는 고증·복원을 위한 융·복합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륵사는 ‘삼국유사(三國遺事)’와 ‘삼국사기(三國史記)’등 사료와 미륵사지 석탑 출토 금제사리봉영기를 통해 창건과 관련된 내용이 전해지고 있어서 역사기록과 고고학자료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중요 유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발굴조사는 1974년 동탑 조사를 시작으로 15개년에 걸친 조사와 2009년 석탑 기단부 발굴조사 등을 통해 백제시대 최대 규모의 사찰이었음이 규명됐으며, 2015년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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