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난소 부전’ 예방합시다
‘조기 난소 부전’ 예방합시다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6.07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도 조기 난소 부전으로 임신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실제 2년전, 결혼 후 1년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 진료실에 내원한 28세의 꽃다운 나이의 신혼부부는 초음파 및 혈액검사상 조기 난소 부전과 나팔관 조영술상 양측 난관 폐색이었다. 의학적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임신을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20대 신혼부부는 2년간 11회의 난자채취 및 이식술, 복강경 수술, 자궁 내시경 수술을 받고서 임신에 성공해 현재 14주의 임산부가 됐다. 이처럼 임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난소 기능이다. 대자인병원 난임센터 신용원 센터장의 도움말로 조기난소부전 예방을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조기 난소 부전이란?

 조기 난소 부전이란 ‘조기 폐경’으로 40세 이전에 폐경이 오는 경우를 말한다.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각각 1개씩 존재하는 기관으로 배란과 임신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한마디로 난자의 보관과 성숙 및 배란, 착상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생명 잉태의 시작이자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씨가 없으면 싹이 틀 수 없듯이 난소가 없으면 난자도 없으며, 난자가 없으면 자궁이 아무리 건강해도 임신이 불가능하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평생 쓸 수 있는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물론, 아기 때는 난소 안에 미성숙 난모세포(난자)들로 가득한데, 모체로부터 받은 수백만 개 난자 중에서 정작 임신을 위해 배란이 되는 난자는 4백여 개(초경~폐경까지 약 35년)에 불과하다.

 남성의 정모세포(정자)는 감수 분열을 통해 끊임없이 정자를 만들어내지만, 여성의 난모세포는 한정된 자원일뿐더러 하나의 난모세포는 감수 분열 과정을 거쳐 단 하나의 난자만을 성숙시킨다. 게다가 매달 배란이 될 단 하나의 우성 난자를 위해 수십 개의 난자들이 몰아주기 희생 전략으로 들러리를 서다가 퇴화되기도 한다. 난소기능저하일 경우 난소에 남은 난자는 그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정상 속도보다 더 빠르게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난소기능저하 징조는? 

 난소기능 저하의 징조는 불규칙한 생리주기다. 특히 생리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면 난소기능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본래 생리주기가 빨랐던 여성이라면 더더욱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의 생식 기능은 배란이 될 때까지가 난포기(Follicular Phase), 배란 이후부터 다음 생리까지 황체기(Luteal Phase)이다. 난포기에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며, 황체기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된다. 문제는 난소기능저하가 심할 경우 난포기가 점점 짧아진다. 젊고 정상적인 여성의 난포기(생리~배란)는 12~16일이지만 폐경이 가까워지는 극심한 난소기능저하 상태에서는 난포기가 5~7일 정도밖에 안 돼서 생리가 끝나자마자 배란이 돼버리기도 한다. 

 난소기능 저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스트레스와 유전적인 영향도 많다. 모계 유전으로 외할머니와 어머니와 자매가 같은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난소 조기 노화 증상은 골반에 질병이 있어서 수술을 했거나 골반염이 심해도 올 수 있다. 자궁내막증이 심하거나 흡연 여성에게도 흔하다. 난소암이나 자궁암으로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여성들에게 발생할 수도 있다.

 ■조기 난소 부전 예방 및 치료법 

 난소 나이와 난소기능을 가장 정확하게 짐작할 수 있는 최신 검사로는 혈액 채취를 통한 항뮐러관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 이하 AMH) 검사가 있다. AMH는 난소 안에 있는 원시난포(미성숙난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원시난포가 완전한 생식세포로 성숙될 때까지 FSH(난포자극호르몬)에 반응을 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휴면 상태로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원시난포가 많으면(난소기능이 좋으면) AMH 수치가 높고, 반대로 노화로 인해 원시난포의 수가 적으면 낮게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AMH 검사를 통해 난소에 원시난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또한 난임 시술을 하면서 과배란주사 투여 시 채취될 것으로 예상되는 난자 개수와 폐경 시기 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됩니다. AMH 수치에 따른 난소 나이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4.0은 30세, 3.0은 34세, 2.0은 38~39세, 1.0은 43세라고 보며, 0점대라면 폐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난소를 지킬 수 있는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이 있다면 잠이 보약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과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됩니다. 인체는 자는 동안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호르몬이 다량 분비돼 세포가 재생된다. 무엇보다 항산화물질인 글루타티온이 자는 동안 분비되는데 글루타티온은 각종 질병과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체내에 쌓인 독소도 배출한다. 잠을 푹 자서 가벼운 몸이 되면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도파민, 엔도르핀, 세로토닌 등)이 분비돼 생식 기능이 활발해진다. 또한 골고루 적당히 먹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의 젖산을 분해하고, 항산화 식품을 챙겨 먹는 것도 필요하다.

 ■대자인병원 난임센터 신용원 센터장 “난소기능 저하일 경우 적극적으로 시술 받길”

 ‘폐경’이란 1년간 생리가 없는 시작점을 얘기합니다. 인종마다 다르지만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52세입니다. 통계와 계산상으로 폐경까지 걸리는 시간은 AMH 수치가 0.1(난소 나이 49세)일 경우 1~3년, AMH 0.2(난소 나이 48세)라면 2~4년 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AMH 수치가 0점대이면서 40대 이상 고령일수록 일치율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여성은 AMH 수치가 0점대라도 폐경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MH 검사 결과만을 놓고 폐경 나이를 예측하는 것은 오류가 적지 않습니다. 똑같이 AMH 수치 0.1을 받았다고 해도 나이별로 폐경까지 남은 시간은 다릅니다. 30세라면 9년, 36세는 7년, 40세는 5년, 46세는 4년, 50세는 3년 정도 남았습니다. 흡연 여성일 경우 폐경이 1~2년 더 빨라질 수 있답니다.

 가임기의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난임 병원에 내원하셔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본인의 난소나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고령 여성 혹은 난소기능저하가 심한 여성들이 임신을 원한다면 자연임신을 시도하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적극적인 방법(난임 시술)을 시도하는 게 임신을 앞당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한편, 자궁은 나이보다 각종 병변과 질환으로 인해 수태 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뜻밖의 기적을 낳기도 합니다. 수정란(배아)이 무사히 착상이 되기만 하면 웬만한 병변을 극복하고 생명을 키워낼 수 있고, 난임 시술에서는 임신 유지를 위해 각종 생식호르몬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장수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