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후행동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기후행동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
  • 윤은정 전북지방환경청장 직무대리/새만금유역관리단장
  • 승인 2022.06.0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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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3월 4일부터 10일동안 이어진 산불은 강원도 삼척까지 번져 산림 20,523ha, 가옥 322동이 소실되는 등 총 2,261억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다수 전문가들은 산불이 대형화되고,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원인을 ‘기후변화’에 있다고 말한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적어져 숲이 마르고, 불쏘시개처럼 건조해져 초기에 진화될 수 있는 작은 불이 큰불로 번진 것이다. 이렇게 산불이 대형화되고 재난으로 확대되는 현상은 미국, 러시아,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공통으로, 또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현상이다.

 산불만이 아니다. 전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부터, 역대 최장기간 지속된 장마와 홍수, 극심한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의 영향은 다양한 형태의 재난으로 되돌아와 우리의 일상 곳곳을 파고든다. 실제 UN이 발표한 보고서(2000~2019 세계재해보고서, 재난위험경감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재해는 앞선 20년보다 1.7배 이상 증가했고, 이 중 90%는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자연재해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중동, 아프리카 등 여러 국가에서는 가뭄과 홍수, 폭염 등으로 대기근에 시달리면서 식량부족, 대규모 실업사태 등이 곳곳에서 발생했고, 사회적 갈등과 더해져 내전(전쟁)으로 치달아 전세계에 심각한 난민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수많은 연구결과가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미 수십종의 생물종이 사라졌으며, 생태계의 구성요소인 인간도 멸종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울진 산불에서 보듯 순식간에 황폐화된 생태계는 그 피해규모조차 파악되지 못하고 있으며,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가늠할 수도 없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파리에 모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는 기후변화 협정에 합의한다. 이 협정의 최종 목표는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협정의 체결 이후 지구의 온도 상승은 억제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UN 산하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1년도 전 지구 기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 등 기후변화의 주요 지표들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지구의 온도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11℃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파리협정의 1.5℃ 상승 제한목표치에서 불과 0.39℃만을 남겨둔 수치이다. 이제 정말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시대, 우리는 우리와 미래세대가 ‘오직 하나뿐인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위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에만 기후위기의 책무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으로 동참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장바구니 이용하기 등 일상의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가끔은 귀찮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들도 있지만 지금 시작한 작은 실천이 내일의 지구를 살리는 단단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바로 오늘,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지구를 위해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윤은정<전북지방환경청장 직무대리/새만금유역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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