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전북 탈출을 위한 고언(苦言)
꼴찌 전북 탈출을 위한 고언(苦言)
  • 김윤태 미래농업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22.05.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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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미래농업전략연구원 대표이사
김윤태 미래농업전략연구원 원장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에서 전라북도는 불명예스럽게도 4년 연속 소멸위험지역(소멸위험 진입단계)으로 판명되었다. 전국 유일한 사례이다. 소멸위험지수가 2017년~2020년 사이 0.49에서 0.42로 더 악화하였다. 강원도의 0.52보다도 낮다. 2020년 처음으로 진입한 경북의 0.47보다도 낮다. 한마디로 “꼴찌”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위험단계로 2003년 진입한 이래 그 정도는 더 악화되고 있다.

 경제개발 내지는 발전의 과정에서 가장 특징적인 단어 가운데 하나는 “이촌향도(離村向都)”이다. 말 그대로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일반화하면 경제발전, 즉 국가 경제가 산업화되어 가면서 농촌에서는 먹고살기가, 돈을 벌기가 어려우니 사람이, 자원이, 돈이 집적되어가는 도시로 농촌 사람들이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1960년대 이후 경제 발전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은 쉽게 목격된다.

 경제발전이 잘되어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산업구조의 변화이다. 이촌향도는 산업구조의 과정을, 산업구조의 변화는 선진국으로 가는 노정을 알아보는 지표로 활용된다. 1차산업(농어업)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2차 제조업과 3차 서비스업, 이제는 4차 정보관련 산업으로 국가 생산액의 비중이 커져가는 이동현상에 대한 자료가 경제발전의 결과로 제시되곤 한다. 돈벌이가 되는 분야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의 다름아니다.

 국가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국가 부의 크기, 발전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는 총생산액이 공통으로 이용된다. 물론 비경제적인, 질적인 부분은 별도로 다양하게 집계된다. 자주 보는 GNP, 내지는 GDP를 가지고 한 나라의 경제적인 부의 크기를 설명한다. 산업의 구조가 선진화되어도 국부가 작으면 그만큼 잘사는 나라로 보기가 어렵다. 총생산액을 중시하는 이유이다.

 전북에 대한 특징적 표현은 “소득도 작고 사람들이 떠나는 전북”이다. 두 가지 지표만을 보자. 전북의 1인당 총 소득은 2000년에도 꼴찌였고, 2019년에도 28,302천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꼴찌의 두 번째가 강원도인데 29,397천원보다 낮다. 2020년도 예측치로는 29,627천원으로 전국 평균의 78.6%에 불과하다. 아직도 역외로 나가는 인구가 많다보니 2000~‘2020년 전북 도내 인구는 약 200만명에서 185만명으로 17.1만명이 줄었다. 전국적인 10.4%의 인구증가와 달리 전북에서는 ?8.5%가 감소하였다.

 1인당 소득이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을 수도 있다. 인구가 조금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격차의 크기와 추세이다. 갈수록 전북의 총생산과 소득, 그리고 인구의 상대적, 절대적 크기가 열악한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비관적이라는 지적이다. 개선되는 방향으로 변곡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와 사람살기가 악순환의 고리 속에 갇힌 것은 아닌지.

 전북은 지금 일자리 양극화와 지방소멸이라는, 국가 미래를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문제에서 최선두에 처해 있다. 지방소멸이 가져다주는 위험성, 일자리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의 심화 등은 결국 국가 전체적인 갈등 조장과 발전의 발목을 잡게 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래 전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산업의 규모와 고용이 줄고, 연쇄적으로 취업과 소득이 줄면서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 수가 증가하는 것을 멈추고, 역전시켜야만 한다. 지역 내 일자리 만들기, 주거환경개선과 강력한 지원, 교육의 질적 제고만이라도 한다면 지역경제의 악순환와 공동화(空同化)는 1차적으로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 취임하게 될 도지사와 함께 전북 도민의 깨어 있는 의지와 노력, 그리고 도내 수많은 공복(公僕)들의 피눈물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정책과 정부 사업이 아닌 현장의 문제를 절감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일치단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꼴찌 전북은 지속할 것이다.

 김윤태<미래농업전략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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